삼겹살

외식

by 백소라

어제 두찌가 집에 오는길에

八(8자)로 눈꼬리를 늘어뜨리고는


“엄마~ 나 삼겹살 먹고싶어~

오늘 태권도에서 고기 냄새가 나서 먹고싶었어. “


우리는 늘 고기를 집에서 구워먹는다 .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식탁이 아닌 ‘상’을 펴고

부탄가스를 장착한 부르스타를 야무지게 올려놓는다.


어느땐가 경품으로 받은 불판을 깔고

기름받이를 받치고,

귀찮음을 이기는 정겨움을 밥상에 한가득 차린다.


내 입으로 들어갈 시간을 줄여

노릇노릇 구워진 삼겹살을 분주히 세 접시에 담는다.


“엄마~ 고기 빨리 더줘~~”


애미는 오냐오냐 얼릉 구워져라 하며

연신 집게와 가위를 바쁘게도 움직인다.

나는 그런 내 모습이 참 좋더라.

그 모습이 좋아서 허기는 그저 미룬다.


오늘은 시월을 시험준비로 열심이던 내가

고배의 잔을 마신 날이다.


‘그래 오늘은 나가 먹자.’


그러면 조금은 이 허기가 달래질까 싶어

삼겹살 외식을 가본다.


야무지게 한상 대접받고 들어오니

참 잘했다.

나 참 잘했다.


“엄마~ 오늘 먹은 고기는 진짜 인생맛집 이였어요!!”


애미가 구워주는 고기보다

인생맛집이라니,


그래 그거면 됐지.


돌아오는 길

“엄마 우리 이 고깃집 근처로 이사올까?

자주 자주 오게말야“


세 녀석의 대화를 들으니

참 잘했다.

나 참 잘했다.


아이들의 깔깔웃음이 오늘 마신 고배의 허기를

어김없이 채워준다.


고마워.

잘먹었다.


결국 아들셋의 허기를 채우는 일은

나를 채우는 일이라는 걸,

엄마는 잘안다.

오늘도 그렇게 아이들 덕에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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