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이준호 2기예요!
여행을 좋아했었다.
많이 좋아했었다.
어지럽게 얽혀 있는 현실을 떠나, 나에게 묶여있는 책무와 짐을 벗어던지고 낯선 세계에 발을 디미는 게 설렜다.
새로운 곳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보고 맛있는 것을 먹고 그 지역의 색다른 문화를 제삼자의 시선으로 체험하는 특별한 경험.
하루의 가장 큰 고민이 '뭘 먹을까? 뭐 하고 놀까?'인 종합소비축제.
내가 스스로에게 허용하는 가장 큰 소비.
나에게 여행은 이런 것이었다.
늘 여행은 일상보다 좋은 것이었다.
그래서 하루하루 지날수록 아쉽고 여행을 하면서도 흐르는 현재를 잡지 못해 초조했다.
여행 중반이 넘어가면 '벌써 여행 중반이라니. 곧 현실로 돌아가야 하네.' 울적한 느낌이 들만큼 여행은 일상보다 월등히 나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달라졌다.
여전히 여행은 새롭고 좋은 것이지만 여행 날짜가 지나가도 아쉽지 않았다.
오히려 내 현실이 그리웠다.
그리고 내 현실에는 이준호가 있다.
덕질이 있다.
남은 여행 날짜가 하루하루 짧아질수록 안도감이 커졌다.
곧 돌아가겠구나, 나의 일상으로.
내 가수가, 내 배우가 있는 나의 현실로.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이준호를 할 때마다 일상 속에서 작은 여행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짧지만 수시로 여행 중이었다.
이준호의 세계로.
그래서 이제는 굳이 멀리 가는 여행이 필요치 않아진 것이다.
고액의 비행기와 호텔값을 지불하고 장시간 비행을 견디어 타지에서 낯선 외국인이 모는 픽업차량을 기다리는,
이 모든 과정을 감내하지 않더라도 나는 이미 여행을 하고 있었구나.
이준호를 하는 동안
어지럽게 얽혀 있는 현실을 떠나,
나에게 묶여있는 책무와 짐을 벗어던지고
이준호라는 세계에 발을 디밀었고,
그 자체가 새롭고 아름다운 특별한 경험이었다.
몇 달 치 월급을 쓰고 온 여름휴가보다
조용히 방구석에서 이준호 DVD를 돌려보는 지금이 조금도 모자라지 않다.
그러니 이준호를 하는 나의 일상이 여행보다 더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본 영상에서 머니트레이너 김경필님이 이런 말을 하신다.(김미경티비)
"과소비라는 것은 상처받은 마음의 증거다."
현실이 행복하지 않을 때 과소비를 한다는 뜻이다.
이 과소비에는 외제차, 명품 장신구, 고급여행 등이 포함된다.
나는 현재가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덕질하는 현실이 행복하기 때문에 과소비가 필요치 않아졌다.
고급 외제차, 명품 가방, 주얼리, 호화로운 여행이 필요치 않을 만큼 이준호하는 일상이 만족스럽다.
알면 알수록 덕질은 행복이다.
여행도 여행이지만 요즘은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 또한 전혀 들지 않는다.
입덕 전에도 드라마는 원래 잘 안 봐서 일 년에 한편 볼까 말까 했지만 그래도 유명한 영화는 보러 다녔었다.
하지만 요즘은 아무리 재밌다는 영화가 나와도 시큰둥하다.
이준호가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한데?
이준호가 미술관 작품보다 더 아름다운데?
이준호가 대형 뮤지컬보다 더 화려한데?
이준호가 종합문화예술인데?
이준호 하는 게 내겐 문화생활인데?
내겐 이준호가 고품격 미술이고 음악이고 뮤지컬이고 영화이고 책이고 작품이고 보석이고 명품이다.
그리하여 영화 보러 오가는 시간과 영화표 티켓값과 에너지를 아끼고 있다.
(그 돈으로 이준호 굿즈를 하나 더 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에게는 이준호가 종합문화예술이니까.
지난 18일, 나의 여행이자 나의 종합문화예술인 이준호가 1인 기획사를 설립했다는 기사가 떴다.
그가 세운 회사의 이름은 O3 Collective.
회사 소개 문구를 보며 역시 그의 회사도, 설립이념도 이준호와 닮아 바르고 책임감있고 진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ONE ORIGINAL ORBIT
WE ARE O3 COLLECTIVE
03 Collective는
세 개의 축(One, Original, Orbit)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하나의 창조적 궤도를 만들어가는 크리에이티브 집단(Creative Collective)입니다.
'One'은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Original'은 콘텐츠의 독창성을, 'Orbit'은 각자의 고유한 궤도를 존중하면서도 또 하나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매니지먼트의 시스템을 뜻합니다.
O3 Collective는 아티스트, 콘텐츠, 스태프가 함께 주인공이 되는 팀 기반 브랜드 시스템을 지향하고, 모두의 성장과 확장을 함께 설계하고 실현하는 집단입니다.
대기 중에서 지구를 보호하는 보이지 않지만 강력한 존재와 같이 감각, 연결, 영감, 그것들이 모여 우리의 문화가 되고, 우리는 시대의 공기를 바꿀 것입니다.
-O3 Collective 소개 문구
나의 걱정이 무색하게 늘 기대 이상을 준비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이준호답다.
그리고 드디어!
기나긴 기다림 끝에 이준호 팬클럽 2기가 되었다.
(모집기간 : 2025. 8. 19. ~ 2025. 9. 2.)
이 얼마나 기다린 소식이었는지.
무소속이었던 세월이여 안녕.
- 나 이준호 팬이야.
- 아, 팬클럽이야?
- 아.. 아니.. 이준호가 팬클럽을 모집한 지 2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블라블라. 그래서 내가 콘서트는 갔지만 블라블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내 비록 소속은 없지만 이준호를 얼마나 아끼는지 부연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나도 이제 이준호 2기니까!
예비 2기로 1년 반을 살아온 자로써, 태풍이와 상웅이가 방영된 후에 애달파할 예비 이준호 3기가 벌써부터 안쓰럽다.
2025년 8월 18일 O3 Collective 설립 기사부터 각종 사이트 프로필 사진 변경, 팬클럽 모집 공지, 팬클럽 키트 미리보기, 위버스 팬페이지 오픈을 차례차례 지켜보며 설레었다.
연이어 쏟아지는 새로운 소식에 마치 축제 같았다.
그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그 순간순간 면면을 지켜볼 수 있어서
진심으로 기쁘고 행복하다.
앞으로도,
이준호가 만들어 가는 꽃길,
걸음걸음 응원하며 따라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