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만남을 몇 배나 더 기다렸다는 거

2026 이준호 팬미팅 Stunning Us의 감동들

by 잊드라



2024년 7월, [다시 만나는 날] 무대인사에서 이준호가 말했다.


여러분이 기다리는 것의,
저는 몇 배는 더 기다려요.



나는 그럴 리가 없다 생각했다.

이준호를 기다리는 간절함을 이준호가 알리가 없다.

팬들과 서로 내가 더 기다린다며 누가 누가 더 많이 기다리나,

아니야 내가 더야.

장난스레 외쳤지만 이준호를 향한 팬들의 사랑을 그가 얼마나 실감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2026 이준호 팬미팅 Stunning Us를 통해 그는 허투루 하는 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정말로, 정말로 그가 우리보다 몇 배는 더 기다릴 수도 있겠구나.

그의 사랑이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커다랗구나.


제가 더 열심히 노력해서 여러분들 빨리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해 볼 테니까.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날 했던 말대로 그는 열심히 노력해서 매해 더 멋진 모습으로 팬들을 만나러 왔다.









하지만 2025년은 이준호에게 태풍 같은 한 해였다.

연초에 열린 팬콘서트가 끝나자마자 [태풍상사] 촬영이 시작되었고 17년 만에 친정 같은 JYP를 떠났으며 4월에는 1인 기획사를 차린다는 기사가 떴다. 아무것도 없이 홀로서기하며 고군분투하는 초보사장 강태풍을 연기하며 이준호도 처음부터 하나하나 O3 Collective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10월에 태풍상사의 첫 방영일 이후에도 태풍상사의 촬영은 계속 이어졌고 태풍상사의 홍보 일정이 끝나자마자 캐셔로 홍보가 시작되었다. 2024년에 찍어놓은 캐셔로의 방영일이 2025년 12월로 확정되면서 캐셔로 홍보와 태풍상사 해외 팬미팅이 이어졌다.

마카오 태풍상사 팬미팅을 마치고 다시 파리 패션위크를 다녀온 그는 공항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팬미팅 리허설을 하러 갔다.

밤늦게 그의 리허설 소식을 들으며 살인적인 스케줄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준호는 대체 언제 쉬는 거야?

늘 버릇처럼 말하는 하와이에 언제 갈 수 있을까?


팬들이 걱정할 정도로 바쁜 와중에 그가 어느 사이 팬미팅 무대를 기획하고 회의하고 연습하고 VCR을 촬영하고 팬미팅 화보를 준비하고 팬들을 위한 각종 장치와 MD를 결정했는지,

"내가 더 많이 기다려!" 외쳤던 변방의 덕후는 알 길이 없다.










지난 2026년 1월 24일 토요일, 1월 25일 일요일 이틀간 2026 이준호 팬미팅이 열렸다.

그리고 1월 25일은 이준호의 생일이다.

올해는 이준호가 3년째 팬들과 함께 공연장에서 생일축하를 하는 날이기도 했다.






처음 팬미팅 공지가 떴을 때 당연히 이준호를 만난다는 사실은 뛸 듯이 기뻤으나 팬콘서트나 콘서트가 아닌 게 조금 아쉬웠다.

- 팬미팅은 좀 짧은 거 아닐까?

- 무대에서 춤추는 누너댄을 보고 싶은데 팬미팅에서도 해주려나?

- 팬미팅 두 번 보면 내용 비슷할 것 같은데?


하지만 그런 걱정은 모두 기우였다.



매 순간, 공연장으로 가는 걸음걸음,
이준호가 얼마나 팬을 생각하고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진심으로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팬미팅에 준비된 모든 것이 정성스럽고 섬세하고 배려있었고 이준호가 얼마나 팬을 아끼는지 자신의 사랑을 퍼주고 싶은지 느낄 수 있었다.

이준호가 홀로서기하면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을 모두 다하는 느낌이었다.









그의 팬 사랑은 공연장까지 운행하는 무료 순환 버스로 시작되었다.

영하의 온도에 언덕길을 오를 팬들을 위해 고려대역에서 수시로 무료 셔틀버스가 출발했다.








아침부터 따뜻하게 입고 조심히 오라는 다정한 메시지를 받고 도착한 공연장에는 더 큰 선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Stunning Us라는 테마에 맞게 준비된 반짝이는 별모양 응원봉,

"준호와 함께 만든 눈부신 하루, 우린 함께일 때 더 빛나." "준호와 함께여서 더 반짝이는 우리, STUNNING US"라고 새겨진 별슬로건,

그의 사람들이 편히 앉아 공연을 볼 수 있게 준비한 푹신한 별방석,

추운 겨울 온기를 전해주는 별손난로.

이준호의 팬송 "사계" 가사로 되어 있는 마스킹 테이프.

입장하기도 전에 눈물짓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이번 팬미팅은 나의 우려와 달리 작년 팬콘서트보다 더 오랜 시간 진행되었다.

첫날은 3시간 가까이 진행되었고 둘째 날 팬미팅은 3시간 20분이었다. 팬미팅을 3시간 넘게 해주는 사람


이준호는 Can I , All Day , Hyper 무대를 통해 누너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주었다.

(누너댄 : 누너가 댄스를 지배한다 = 이준호가 댄스를 지배한다. 의 줄임말)

JYP를 나오면서 기존 댄서분들이랑 같이 무대 못하는 거 아닌가 걱정한 적도 있었는데 익숙한 댄서분들이 나와주셔서 정말 반가웠다.

그의 팬미팅 무대는 콘서트 무대와 다를 게 없었다. 카랑카랑한 이준호의 노래, 안무, 댄서들과의 합, 전광판에 비치는 영상, 조명, 레이저, 쾅쾅하는 음향.

그의 무대를 보며 아, 저게 진짜 예술이구나. 생각한다.






팬미팅 내용은 양일 각각 달랐다.

진행자와 이야기하는 스터닝 씬도 달랐고 챌린지도 달라서 매번 새로운 느낌이라 섬세하게 구성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진행자가 있으니 이준호가 빵 터져 웃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다. 진행자분이 각종 챌린지를 2번씩 3번씩 하라고 해줘서 평소에 귀여운 거 질색하는 이준호의 귀여운 모습을 마음껏 볼 수 있었다. 너무 웃어서 잇몸이 말라가고 광대가 얼얼해지는 시간. 이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한껏 리프팅하는 시간.

그도 모르고 그의 사람들도 몰랐던 각종 챌린지, 그는 부끄러움에 부르르 떨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해해 주었다.


이준호는 뒷자리에 앉은 팬들과 2층의 팬들과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기 위해 크레인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녔고 2층구석구석을 돌며 눈과 손을 맞춰주었다. 그가 무대 전체를 넘어서 공연장 전체를 아우르며 모든 팬들과 가까워지고 싶어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끝없는 선물에 감동하면서도,

애장품 선물하기 코너에서 가장 아끼는 대왕펭펭이를 내어놓는 바보를 보고

아니! 그냥 아무거나 선물해도 팬들은 다 좋아할 텐데 네가 가장 좋아하는 펭펭이를 가져오면 어떡해!

라고 아쉬워하는 소심한 인간이 나였다.





떠나보내려니 울컥할 정도로 아끼는 애장품을 팬에게 건네는 이준호. 그의 이 고지식할 정도로 진실된 모습을 나는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이준호 팬사랑의 예고편에 불과했다.

이번 팬미팅에서 그가 준비한 가장 큰 선물은 노래였다.

이준호는 팬들을 위한 특별한 시즌 그리팅송을 공개했다.

시즌 그리팅송은 이준호가 처음으로 기획한 것으로, 직접 작사와 프로듀싱에 참여했으며

마음을 가득 담은 직접 쓴 가사와 한 땀 한 땀 손글씨로 만들어낸 리릭 뮤직비디오는 더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그 음악이 26일 세상에 공개되기 전에 팬미팅에서 가장 먼저 들려준 것이다.





사계(Always)는 2026년 시즌그리팅 [Lazy hours]의 시간 테마를 음악으로 확장해 풀어낸 곡이라고 한다. 하루하루가 쌓여 계절이 되고, 계절이 모여 한 해가 되는 흐름 속에서 늘 팬들과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하니,

아아, 이준호는 시즌그리팅부터 시즌그리팅 팬송, 그리고 팬미팅까지 모두 다 계획이 있었구나.


(시즌그리팅=연말연시에 연예인들이 판매하는 각종 굿즈세트 모음)










이미 선물을 너무 많이 받아서

이준호가 어디까지 팬들을 사랑하는 거지, 감이 오지 않아 먹먹해질 무렵 이준호의 손 편지를 받았다.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남의 생일파티에 가서 오열하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본인 생일에 팬들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는 이준호에게 헤아릴 수 없이 큰 사랑과 선물을 받은 팬미팅이 끝이 났다.

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후유증은 이제 시작되었다.

팬미팅에 참석한 시간은 6시간 남짓이었지만 오래, 아주 오래 그 여운이 남을 것 같다.















알겠어.

그날 우리가 했던 이야기,

내가 졌어.

우리가 만날 날을 네가 몇 배는 더 기다린다는 거,

이제 인정할게.


그래서 팬미팅이 끝난 지금 상사병에 시름시름 앓지만

이보다 몇 배는 더 클 너의 기다림을 생각하며 항상 곁에 있을게.




한참이 지나도 모든 계절을 걸을 테니까.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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