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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1편

말라가에 함께 간 인연들인가?

by 코네티컷 김교수

우리 학교 (Western Connecticut State University)에 올여름에 진행한 스페인 서머 프로그램에는 인솔교수 1명이랑 학생 9명, 그렇게 총 10명이 참가하였다. 나는 사진을 찍었고 앤드류 할아버지는 이날 참석을 하지 않았다. 9명의 학생 중 7명은 학부학생들이고 2명은 교수인데 학생으로 등록하고 참가하여 다 같이 스페인어 수업을 들었다. 그래서 사실 말라가에서 만나 인연이라기보다는 코네티컷에서 말라가로 함께 간 인연들이다.


부처의 미소, 이즈라엘. 예일의과대학원을 준비하는 엄청난 모범생. 스페인에 와서도 너무 열심히 공부를 해서 다들 놀랬다. 얼굴이 약간 부처상인데 실제로도 인자한 성격이다.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번 프로그램의 홍일점, 카일린. 평소 이 프로그램에는 항상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어쩐 일인지 여학생이 단 한 명만 신청을 하였다. 심각한 너츠 알레르기가 있고 호흡기도 약해서 멀리서 담배를 피워도 기침을 한다. 평생 해외여행을 꿈꾸다 이번에 처음 해외를 오게 되었다. 처음 1주는 몸이 약해져서 고생을 했지만, 2주 차부터는 날아다녔다. 평생 패스트푸드 음식이랑 술을 먹은 적이 없어서 선상파티 때에서 츄파춥스를 물고 춤을 췄다.


몸이 약해서 고생했던 제임스. 기운 내라고 친구들 띠리 돈을 모아 레게머리를 해주었다. 아주 어렸을 때 중국에서 입양이 되어 중국어를 전혀 못 한다. 한국어를 잘하는 날 굉장히 부러워했다. 꼭 한번 중국을 가고 싶어 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학교에는 아시아어 수업이 없다.


끝까지 도전하는 리처드. 이 친구는 부모님이 중미에서 와서 영어보다 스페인어를 더 잘한다. 그래서 수업보다는 데이트에 집중하였지만 딱히 성과는 없었다. 뉴욕시 소방관에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몸이 튼튼해서 소방관을 잘할 것 같다.


쿨가이, 빈센트. 항상 자신감이 있는 표정이지만 스페인어를 가장 못 해서 엄청 고생을 했음. 그래도 항상 쿨가이의 표정으로 먼 산을 바라본다.


아티스트, 카이덴. 다른 학생들은 모두 카메라를 사용했지만, 이 친구는 메모장에 항상 그림을 그렸다. 아티스트의 기운이 장난이 아니었다. 다만 튼튼한 팔근육에도 불구하고 이 친구도 알레르기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 미국에서 한국보다 알레르기 환자가 훨씬 더 많다.


집 나오면 개고생, 호그. 이 친구의 배는 술배이다. 맥주를 너무나 좋아한다. 문제는 유럽여행은 계속 걷는다. 심지어 작열하는 스페인의 태양 아래에서. 몸무게가 10킬로 정도 줄어서 돌아갈 것 같다.


인솔교수님, 갈리나. 스페인어 교수님이지만 러시아 출신이라 술을 아주 좋아한다. 그럼에도 매년 줄어드는 학생으로 인해서 고민이 많다. 최소인원이 8명인데 교수 2명 덕분에 겨우 9명을 만들었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앤드류 할아버지. 60대의 나이 참가하여 엄청나게 열심히 하셨다. 물론 오후에는 시원한 맥주 한 잔. 음대에 공연 매니지먼트 겸임 교수님인데 다 같이 참가하게 되었다. 지금은 공연 관리를 하고 있지만 젊었을 때 쥴리어드에서 피아노 전공을 해서 피아노를 보면 한 번씩 예술혼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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