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소송일지 열번째 페이지
:문중땅매매,명의신탁 소송
명의신탁한 땅으로 개인적 이득을 취한 문중원에게 땅을 돌려받은 사례
"잘 관리해달라고 부탁하면서 맡긴 땅인데, 이걸 팔아서 자기 소유로 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영영 몰랐을 걸 생각하면 진짜 천불이 나서..!"
연말이 다가오면 정산이다 뭐다 하면서 문중에서도 1년여 동안 제대로 관리가 되어있는 지를 점검하시고는 합니다.
그래서 관련 문의들을 받다보니 작년 이맘때 쯤 해결한 사안이 생각나서 적어볼까 합니다.
저를 찾아오신 분은 조선시대에서 오신 것처럼 수염을 기르고 작은 갓을 쓴 노인 분이셨는데요. 같이 부축하며 들어오신 분은 각자를 소개해주셨습니다.
본인은 문중의 총무이며 같이 오신 분은 회장이시라고 하더군요. 저를 찾아온 이유는 문중원에게 명의신탁하여 맡긴 땅을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문중땅매매를 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관리 잘 해달라며 맡긴 것인데 다같이 결정도 하지 않고 이를 팔아버렸다고 말이지요.
다시 돌려달라고 해보셨냐고 질문하자 문중 회장님은 이렇게 답변하셨습니다. "그 고얀 것이 본인이 관리하고 가꿔왔으니 그 토지가 본인의 것이라고 하면서 돌려주지 않았네!"
고개를 저으시며 한동안 쯧쯧 혀를 차시더니 "그 땅은 오래 전부터 우리 문중의 것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 분명하니 소유권을 돌려받고 싶네"라며 돌릴 방도가 있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의뢰인에게 "방법은 찾으면 되지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믿어주세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총무 분에게 지금 문중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 자료를 넘겨달라 부탁드리며 특히 규약을 부탁드렸지요.
1. 개인이 문중땅매매가 불가능한 점
본래 부동산 토지에 관해서는 명의신탁이 불가능하지만 집단의 특성 때문에 이를 문중에서만큼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토지등기를 문중의 대표자 한 사람 또는 문중원 중 한 사람으로 명의를 이전할 수 있지요.
하지만, 명의신탁을 맡기는 인물은 말 그대로 명의자일 뿐 문중땅매매에 대해서는 혼자서 결정하거나 토지를 활용할 수 없습니다.
명의만 수탁자에게 있고 소유는 문중에게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피고의 경우, 문중땅매매를 통해 해당 토지의 소유권을 본인 앞으로 이전했습니다.
즉, 이제는 문중의 재산이 아닌 피고 개인의 재산이 된 것이지요. 이는 이전부터 문중의 재산이던 토지를 빼앗은 것과 다름 없기 때문에 문중 전체에게 재산적 손해를 불러 일으킨 것이며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행위를 진행하여 얻은 이익이기 때문에 이를 본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2. 재산 처분과 관련된 대의원총회 개최가 없이 진행된 점
문중이 정한 규약을 살펴보면 문중땅매매와 같은 중대한 사안을 결정할 때는 참여 가능한 문중원 모두가 참석할 수 있도록 대의원총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명의신탁된 문중땅매매를 위해 개최된 대의원총회는 없었지요.
피고 측에서는 총회를 열었다고 주장하였지만 문중 전체의 회의 일정을 관리하는 임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대의원총회가 열린 것은
해당 사안보다 훨씬 이전에 열린 적이 있으며 피고가 주최하여 열었던 대의원총회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피고가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혹은 일부의 인원을 모아 진행한 회의를 대의원총회라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회의에서 결정된 문중땅매매, 문중의 재산처분과 관련된 모든 결정은 무효이며 규약을 어긴 것이므로 위 결정은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따라서 모든 사안을 정리하여 명의신탁된 문중땅매매에 대해 모든 절차를 무시하고 진행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얻은 토지의 소유권은 다시 돌려주어야 함이 맞다고 주장하였지요.
증거와 주장을 모두 검토한 재판부는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명의신탁된 문중땅매매와 관련된 근저당권말소소송에서 피고의 소유권을 이전하고자 하는 원고의 주장은 타당하므로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에게 다시 토지 소유권을 돌려주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것은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
이 뿐만 아니라 소송비용까지도 피고가 내야 한다는 결과까지 받아낼 수 있었지요.
문중 회장님은 결과에 흡족해하시며 올바른 길을 아는 변호사라고 저를 칭찬해주셨습니다.
저도 나이가 적은 편은 아닌데, 어르신의 칭찬을 받고 있자니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기쁘더군요.
명의신탁 된 문중땅매매 근저당권말소소송 및 소유권이전과 같은 것은 어렵기도 하거니와 사안이 굉장히 복잡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부동산에서 예외를 두고 있는 단체의 문제인만큼 살펴보아야 할 것도 많지요.
그렇기 때문에 종중이나 문중과 관련된 해결 경험이 많은 변호사와 함께 해야 원하는 결과를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혹시 관련된 사안을 두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글을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응원 덕분에 벌써 10번째 페이지까지 넘겨보았네요. 앞으로 수많은 페이지들을 같이 넘겨보길 기원하며 오늘은 여기서 글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널리 퍼져 연락을 원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오늘도 제 명함 놓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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