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나요?
아무도 없나요?
무서워요.
제발 누구라도 제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제발 누구라도 제게 대답을 해주세요.
어두운 동굴에 있는 건 나 하나.
끝없는 암흑에 눈을 감아도, 떠도 보이는 건 없는데,
공허한 메아리마저 무섭기 그지없어.
메아리야, 메아리야.
너는 나를 버리지 마.
너만큼은 나와 함께 가자.
너에 대한 두려움을 사랑으로 바꿔내는 나와 함께 가자.
제발 나와 함께 하자.
목소리가 쉬어빠지도록 내내 너를 부르는 나를 버리지 마.
나를 좀 먹는 어둠에
시간에 대한 감각도 잃고,
방향에 대한 감각도 잃고,
그림자마저 나를 떠나는데
너만큼은 나를 버리지 마.
다시 한번 불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