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ost 이별
집에서 차를 몰고 나가면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길까지는 30분이면 갈 수 있다. 그래서 친구들과 혹은 아주 드물게 혼자 가보곤 하는데, 가을날에 차를 몰고 이곳을 갈 때면 영화 가을로 ost 중 13번째 곡인 이별을 듣는다. 이 곡이 왜 그렇게 마음에 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글을 쓰거나 뭔가 생각을 할 때면 틀어 놓곤 한다.
영화 가을로 에서 김지수가 이곳에 왔을 때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는데 그녀가 말했다..
"새로 포장한 길인가 봐요. 예쁘죠? 전에 있었던 길들의 추억이 다 이 밑에 있을 텐데... 사람들은 이제 그 추억을 안고 이 새 길을 달리겠죠? 아.. 좋은 길이 됐으면 좋겠다..."
이 대사는 영화 속에서 남자 주인공 현우(유지태)가 사랑했던 민주(김지수)를 잃은 아픈 상처를 극복해내가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김지수가 말한 그 포장도로는 사라져 버렸다. 담양군이 이곳의 포장도로를 없애고 흙길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새롭게 흙길이 되었지만 그런대로 괜찮다. 나는 이 길에 특별한 추억은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걸었다 거나 하는 그런 일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쓸쓸해지거나... 마음이 힘들거나.. 그럴 때 이곳에 와서 그냥 걷다 보면 그 어지럽고 괴로운 순간들이 진정되는.. 그런 치유의 길이다.
이제 기대를 하지 않지만 혹여 내가 다시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면, 그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 것이다. 나직하고... 조근조근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렇게 함께 늙어간다고 해야 할까... 그때에 그 사람에게 "참 고마워요... 내 곁에 있어줘서... 당신과 함께 이곳에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말할 수 있을까?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d19kSDcLO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