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비디오로 보는 홋카이도
19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는 뮤직비디오의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 시기의 뮤직 비디오들 중에서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한 것들을 모아봤다.
1. 조성모의 불멸의 사랑 1,2부
1998년 9월에 발매된 조성모의 1집 To Heaven에 실려 있던 불멸의 사랑은 겨울 삿포로를 배경으로 해서 이병헌, 황수정, 김승우, 김정은, 강성민이 출연했다. 지금은 잊혔지만 당시 황수정은 떠오르는 스타였고, 이 뮤직비디오의 영향으로 이듬해 허준의 예진아씨 역으로 출연하게 된다. 김정은은 당시 드라마 해바라기에 출연했을 때 삭발을 했기에 여기서는 가발을 쓰고 나온다. 강성민은 이병헌이 일하는 전차 회사의 후배로 등장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gf1A0wSK_2w&list=RDgf1A0wSK_2w&start_radio=1
뮤직비디오상에서 이병헌은 삿포로 전차 운전사로 나온다. 첫 번째 도입부의 삿포로의 설경과 전차의 운행모습이 보인다. 이병헌과 황수정이 만나는 곳은 스스키노 부근이고, 이병헌의 뒤에 나오는 상가가 타누키코지, 그리고 두 사람이 걷는 숲 같은 곳은 나카지마 공원이다. 두 사람이 자전거를 타는 장면 뒤로 일루미네이션이 보인다. 원래는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는 뮤직비디오의 첫 번째 불멸의 사랑 1의 시점이 1998년 삿포로라고 나오는데 불멸의 사랑 2는 1999년 삿포로로 시점이 달라진다. 2편에서 이병헌이 혼자 걷는 곳은 북해도청사, 결국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눈 길 위에서 쓸쓸하게 죽어가는 이병헌의 모습 위에 눈이 쌓이면서 조성모의 애절한 목소리, 행복하게 살아줘 가 울려 퍼지면서 뮤직비디오는 끝이 난다.
마지막 조성모가 노래를 부르는 곳은 삿포로에서 오타루로 가는 해안선이다. 지금 같아서는 이 배우들을 한꺼번에 뮤직비디오에 불러내기도 힘들뿐더러, 출연료도 엄청나서 엄두를 못 낼 것이다. 그 이후 삿포로를 배경으로 하는 뮤직비디오를 본 적이 없는데, 겨울 삿포로의 풍경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2. 조성모의 가시나무
2001년 1월에 발표된 조성모의 2.5집 Classic에 실린 가시나무는 오타루를 배경으로 촬영되었으면 출연자는 김석훈, 이영애, 손지창, 구본승, 황인영이다. 오타루의 풍경이 가장 아름다울 때인 겨울 오타루를 배경으로 한 이 뮤직 비디오는 앞서 불멸의 사랑이 새드 엔딩인데 비해, 그나마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https://www.youtube.com/watch?v=POu_1kHWNC8&list=RDPOu_1kHWNC8&start_radio=1
뮤직비디오가 시작되고 처음 김석훈이 바닷가에 서 있는 장면은 오타루 항구이다. 그리고 김석훈이 눈길을 방황하고, 이영애가 그를 보는 건널목 장면은 오타루에서 삿포로 쪽으로 몇 정거장 앞인 제니바코역 부근이다.
이영애와 황인영이 근무하는 곳은 이미 잘 알려진 오르골당이다. 김석훈과 구본승은 오르골당 건너편에 있는 우체국에서 근무한다. 이영애는 이 우체국에서 소포를 부치는데 받는 사람은 자신이다. 김석훈을 보고자 계속 자신에게 우편물을 보낸다. 이어서 이영애가 걷는 밤길은 기타 이치 글라스 앞 길이며, 김석훈의 아내가 사고로 죽는 곳은 텐구야마 스키장.. 끝부분에 두 사람이 앉아 있는 벤치는 관광객들이 단체로 사진을 많이 찍는 오타루 운하의 주오바시. 이곳의 벤치는 원래 있었으나, 한동안은 없어졌다가 다시 놓여 있다. 홋카이도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생각했었다.
3. 이수영 Never Again
2001년 2월 2일 발매된 앨범으로 1집 발매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나온 앨범이다. 1집과는 달리 MGR의 곡을 잔뜩 들고 나오면서 확실히 MGR의 프로듀싱을 집중적으로 받게 되었다. 또한 그녀 특유의 감성이라 볼 수 있는 오리엔탈 발라드가 1집의 성공으로 인해 이 앨범부터 본격적으로 주된 장르로서 자리를 잡았다. 초반 한정판에는 뮤직비디오, 메이킹 필름이 수록된 DVD가 포함되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r6LoXPci2I&list=RDlr6LoXPci2I&start_radio=1
이 NEVER AGAIN 뮤직 비디오의 촬영지는 역시 겨울 오타루이다. 출연자는 신현준, 종려시, 한고은이다. 초반부에 이수영 본인이 카메오로 직접 짤막하게 출연한다. 하얀 앞치마를 입고 머리 탈색한 빵집 아가씨가 이수영. 자연스럽게 오타루 운하가 배경으로 등장한다. 겨울에 운하에서 자전거를 타다니... 안타깝게도 이 뮤직비디오의 남녀는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
4. 이수영 그리고 사랑해
2001년 12월 11일 발매된 3집에 실려 있는 곡이다. 2집 이후 10달 만에 발매된 앨범. 전작과 마찬가지로 MGR이 프로듀싱을 담당하였다. 타이틀곡인 '그리고 사랑해'는 바이올린 선율로 리듬감 있는 음악을 연주하는 노래로 기존과는 다른 면을 강조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후속곡인 '차라리'는 전형적인 이수영표 오리엔탈 발라드 노래다. 그 밖에도 원상우, 윤일상, 김형석 같은 유명 작곡가들에게도 노래를 받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AMV6aF8ySfk&list=RDAMV6aF8ySfk&start_radio=1
역시 겨울 오타루를 배경으로 첫 부분에 오르골당의 증기 시계가 등장한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알겠지만 사실 오타루 운하 주변에 저런 포장마차는 없다. 출연자는 김석훈, 이가흔, 송지효이다. 마지막 장면들은 오타루 북부 지역의 수족관 부근에서 촬영했다.
5. 이수영 꽃들은 지고
2005년 1월에 발매된 이수영의 6.5집 《As Time Goes By》에 실린 곡으로 이 앨범은 이수영의 6.5집 음반 및 베스트 음반이다. 1CD에는 6집 《The Colors of My Life》에 수록될 예정이었던 미공개곡 4곡과 그동안 이수영이 타 가수 음반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곡, 사운드 트랙들을 수록했다.
타이틀 곡 <꽃들은 지고>는 작곡가 윤상과 작사가 박창학 콤비가 만든 곡이며 서정적인 선율과 이수영의 음색이 돋보이는 곡. <Forever You>는 일본밴드 ZARD를 커버한 곡. <연애하고 싶은 여자>는 이수영이 MBC 수목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시청한 후 작사한 트랙이다. 이수영과 이가엔터테인먼트의 계약만료 직전에 발매된 음반으로서 매우 상업적인 음반으로 평가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가엔터테인먼트 측이 이수영과 계약한 음반 발매수를 채우기 위해 이수영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발매하였고 한국음반산업협회에 판매량을 제출하지도 않았다. 또한 음반 홍보당시 이수영이 향후 몇 년간 가수 활동을 중단한다는 식의 내용으로 홍보를 하여 팬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았다.
추후 이 앨범은 12만 장 정도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1CD는 신곡 4곡과 다른 가수들과 협연한 곡 또는 OST에 수록되었거나 보너스트랙으로 실렸던 곡들을 총집합한 모음집이고 2CD는 기획사의 홍보자료에는 '이수영이 각별히 아끼던 곡들을 엄선했습니다.'라고 밝혔지만 이수영 몰래 발매된 앨범이 그럴 리가 없다고 봐야 한다.
이 음반의 타이틀곡인 〈꽃들은 지고〉의 뮤직비디오는 순전히 2005년 데뷔한 가수 아이비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그녀는 〈꽃들은 지고〉에서 여자 주연배역을 맡았고 그 해 그녀가 데뷔하였을 때 그녀는 '제2의 이수영' 등으로 소개되었으며 데뷔경력에는 '이수영 뮤직비디오 출연'이 기입되기도 했다. 뮤직비디오의 경우 일본 홋카이도 이쿠도라 역에서 촬영되었다. 아이비, 이종수, 박지빈, 정채은이 출연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pqXflVV5Kg&list=RD0pqXflVV5Kg&start_radio=1
6. 김범수 메모리
리메이크 앨범 《again》 (2005)에 실린 곡으로 조관우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출연자는 현빈, 이다해, 겨울 오타루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당연히 오타루 운하, 오타루역, 기타 이치 가라스, 오타루 항구가 등장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X3je3rKy2HA&list=RDX3je3rKy2HA&start_radio=1
7. 보아 메리크리
2005년에 발표된 곡으로 홋카이도 토마무 리조트에 있는 물의 교회에서 촬영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cgu_FCtpQw&list=RDacgu_FCtpQw&start_radio=1
물의 교회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를 이어 쓸 것이다.
이 뮤직비디오들을 보면 이해가 안 가는 것들이 많은데 도대체 눈이 많이 내린 겨울 홋카이에서 왜 자전거를 타는 것인지... 그리고 도대체 겨울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하는 뮤직비디오에서 왜 그리도 아프고 병든 사람이 많은지, 사고는 왜 그리도 계속 나는지, 의문이 깊어졌다.
물론 노래의 가사와 맞추려는 그 시절의 유행이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