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홋카이도 풍경

2. 여름 비에이 밀밭

by 늘 담담하게



s_3db5a1aeba3ae7cfc26ba972f5341265.jpg?type=w1

여름 비에이를 떠올릴 때면 스쳐가는 풍경이 있다. 그것은 비에이의 주요 여행지로 추천되는 이런저런 나무들이 아니라 비에이의 언덕에 바람이 불어오면 물결치듯 흔들리는 밀밭 풍경이다. 사실 이런 비에이의 밀밭 풍경을 유명하게 만든 사람이 바로 마에다 신조이다. 마에다 신조의 대표작인 麦秋鮮烈(맥추선열)이 아름다운 비에이의 밀밭을 촬영한 작품이다. 1977년 7월 20일. 도쿄에서 돌아온 마에다 신조는 해질 무렵에 사진기를 들고 들판으로 나갔고 순간적인 사진을 촬영했는데 이때의 사진이 그에게 있어 가장 대표적인 사진 작품이 된다.

200509_img_48.jpg?type=w2 마에다 신조의 맥추선열


%EB%A7%A5%EC%B6%94%EC%84%A0%EC%97%B4.jpg?type=w1

얼핏 보면 사진이 아니라 그림 같지만 이것은 실제 풍경을 찍은 사진이다.


마에다 신조가 도쿄에서 비에이로 옮겨 사진 촬영을 한 지 6년이 지난 뒤였다. 좀 더 자세하게 그때의 상황을 살펴보면 이 날 마에다 신조는 도쿄에서 비에이로 돌아왔다. 도착 직후 해는 이미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을 때 동쪽 하늘에 짙은 소나기구름이 드리워져 있는 것을 보고 마에다 신조는 일몰 촬영이 늦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촬영에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들판으로 나섰다. 그가 비에이 신세이미도리노오카(현재 타쿠신칸 부근의 언덕)에 이르렀을 때 우연히 감색 소나기구름 아래 펼쳐진 보리밭을 석양의 햇빛이 비추고 있었고 그 강렬한 색채를 보게 된다. 그 광경을 본 마에다 신조는 강렬한 색채의 대비 아래 한 그루의 자작나무를 넣은 컷을 촬영하고 수십 분 후 진한 파란색의 소나기구름아래 선명하고 강렬한 색상을 드러낸 붉은 보리밭의 풍경을 촬영했다.


이때 촬영된 붉은색의 보리밭은 타쿠네 코무기라는 품종으로 성숙하면 다른 품종보다 이삭이 붉은빛을 띠는 것이었다. 이 사진이 촬영되던 당시에는 홋카이도의 많은 지역에서 재배되었지만 쓰러지기 쉽고, 병에 약한 데다 수확량이 적어 재배 면적이 급감하기 시작해서 그 이후 더 이상 비에이 지역에서는 재배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 보리 품종을 다시 되살리자는 움직임이 1997년부터 마일드 세븐 언덕 부근에서 다시 재배되기 시작했다.

%EC%A0%81%EB%A7%A5.jpg?type=w1

마일드 세븐 언덕 부근에 재배되고 있는 붉은 보리.


비에이에서 가장 넓은 면적으로 밀을 재배하는 지역은 패치워크 로드 부근이다. 특히 켄과 메리의 나무 서쪽에 드넓은 밀밭이 펼쳐져 있다. 이런 밀밭 풍경이 왜 이리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비에이의 어느 도로에서 우두커니 밀밭을 보고 있던 그때의 기억은 여전히 잊을 수 없는 홋카이도 여행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