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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oem2

꼬맹이 친구

by lee nam

좁은 흙길을 코고무신 신고

먼지 속을 달리던 여름날,

우린 서로를 불러대며

햇살에 물든 들판을 가로질렀지.


네 손엔 단감 몇 개,

난 호주머니에 호두알을 가득 넣고,

그 작은 선물을

바꿔 먹으며 한참을 웃었어.


학교가 끝나자마자

개울가로 뛰어가

책보자기를 아무 데나 던져두고

바지를 무릎까지 걷은 채

돌틈에 붙은 다슬기를

잡겠다고 소리치던 날들.

물에 비친 얼굴보다

네 웃음소리가 더 선명하게

흐르던 기억들.


논둑을 따라 걷던 신작로,

양옆으로 피어 있던 코스모스들.

우린 그 꽃길에서

코스모스처럼 흔들리며

이야기꽃을 피웠지.


지금은 서로 다른 나라에서

너는 한국, 나는 미국에서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가을이 오면 언제나

그 코스모스 길이 떠오른다.


지금이라도 그곳으로

달려간다면,

코스모스 사이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너를 꼭 만날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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