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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다시, 사설 수영장.

by 커피마시는브라운 Apr 03. 2025

 내가 공립 수영장을 다니기 시작한 10월부터는 운이 좋게도 수영 강습이 계속 당첨되었다. 10월,11월,12월,1월,2월. 연달아 5개월이 당첨되어서 나는 겨울 내내 수영을 배울 수 있었다. 아마도 겨울에 수영을 다니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당첨이 쉽게 되었었나보다. 3월 수영 강습은 똑 떨어지고 말았다.


 "그동안 내가 운이 좋았지. 떨어질 수도 있지. 이번 달만 자유 수영을 해보자."


 나는 자유수영을 다니기로 했다. 하지만 이어서 4월도 수영 강습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겨울 동안에는 20명 뽑는데 30명 정도 지원을 했다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지원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기 시작했다. 5월달 수영에는 지원자가 60명이 넘으면서 3:1 정도의 경쟁률이 되었다. 역시나 5월도 수영 강습이 떨어지고 말았다. 


<출처-pexels><출처-pexels>


 자유 수영을 가다보니 빠지는 날들이 많아졌다. 수영에 대한 열정도 식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난 아직 수영을 더 배우고 싶었고 더 잘하고 싶었다. 팔꺽기, 턴하기, 오리발, 스노쿨 등 아직 배우지 않은 것들이 많았고 이것들을 배우고 싶었다. 계속 공립 수영장에 있다가는 여름 내내 수영을 배우지 못할 것 같은 불안함이 들었다. 




 나는 예전에 다녔던 사설 수영장에 다시 다니기로 결심했다. 새로운 장소에 가는 것은 설레기도 하면서 불편하다. 공립 수영장은 이제 나에게 편한 곳이 되었다. 수업을 같이 들으면서 아는 사람들도 생겨서 서로 자세를 봐주기도 하고 수영에 대한 정보도 얻곤 했었다. 하지만 새로운 수영장에 가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겪는 불편함을 마주해야 했다. 하지만 수영 실력이 성장하고 싶다면 그런 불편함쯤은 내가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설 수영장에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새벽 중급반에 자리가 있다고 해서 바로 다닐 수가 있었다. 

 예전에 다녀본 수영장이지만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시간대도 달라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처음 수업을 간 날 선생님은 워밍업으로 자유형 200m를 한 번에 돌게 시키셨다.


'중급반인데 200m를 워밍업으로 돌으라고?' 


 공립 수영장의 중급반은 워밍업으로 자유형 100m만 돌았었다. 그때까지 나는 100m도 간신히 돌 정도로 호흡이 안 트여있었다. 나는 결국 숨이 차서 중간에 쉴 수밖에 없었다. 내 앞에 분들은 모두 무난하게 200m를 도셨다. 내가 다녔던 수영장은 초급, 중급, 고급 이렇게 3개의 수업이 있었는데 고급반 인원이 안 빠지다보니 고급반에 올라갈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중급반에 계속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었다. 그렇다보니 수영을 꽤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수영 실력을 성장시키고 싶은 나에게는 오히려 잘 된 일이였다. 매일 숨이 터질 것 같고 힘들었지만 덕분에 실력이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잘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니 선생님도 수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셨다. 그래서 중급반에서 보통 가르쳐주지 않는 오리발, 스노쿨 사용 방법 등을 알려주시고 수업 시간에 함께 사용하셨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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