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by 유카리

“오빠 세수하기 전에 잠깐 여기로 와 봐.”

B는 침대 위에 앉아서 자기 무릎을 탁탁 치며 나를 불러 세웠다.

그 옆에는 휴지와 핀셋, 눈썹 칼 등이 놓여있었다.


“여기 내 무릎 베고 누워 봐. 수염이랑 눈썹, 잔털 정리 해 줄게.”

나는 한 달에 한 번씩 수염 레이저 제모를 받아서 모량이 적지만 가끔씩 수염이 눈에 띄게 자라서 조금 지저분하게 보이는 날도 있었다. 그리고 눈썹정리는 귀찮아서 혼자서 정리해 본 적이 없었다.


얌전히 B의 말을 들어 그녀의 다리에 머리를 올리고 누우니 그녀가 핀셋으로 지저분하게 자란 수염을 뽑아주기 시작했다. 레이저 제모를 받은 부분은 쉽게 쉽게 뽑혀서 전혀 아프지 않았지만 인중과 입술 아래는 예외였다.


“악! 잠깐만 인중은 너무 아파. 조금만 조금만 살살 뽑거나, 거기는 내가 나중에 면도기로 밀게. 건드리지 마!”


“엄살 피우지 마. 좀만 더 하면 끝나.”


“엄살이 아니라 진짜 아파! 주먹으로 때리는 것 같아.”


“자꾸 입 벌리고 말하지 마 잘 안 뽑히잖아! 혀로 인중 쪽 밀어서 수염 잘 보이게 해 봐.”


“이렇게?”


“아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되겠다.”


“악! 아프다니까!”


“다 끝났어. 이제 눈썹 정리해 줄 테니까 눈 감아.”


몇 분 동안 B의 다리 위에서 눈을 감고 아픔을 참고 있다 보니 어느새 눈썹정리까지 전부 끝이 났다.


“음.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아. 사진 찍어줄까? 한 번 봐 볼래?”


“응. 나쁘지 않네… 잘은 모르겠지만.”


“뭐가 잘 몰라 여기 눈썹 깔끔하게 정리되었잖아.”


“아! 잠깐만 역시 아프다 했더니 턱 쪽에서 피나잖아! ”


“털이 안 쪽으로 들어가서 바늘로 빼내서 그래. 괜찮아 괜찮아.”


“내가 안 괜찮아….”


“오빠 잠깐만 얼굴에 잔털도 정리해 줄게. “


B는 그렇게 말하며 바디 트리머를 사용해서 얼굴 잔털도 깨끗이 정리해 주었다.


“음. 훨씬 얼굴색이 밝아졌다! 이걸로 끝.”


“오… 수염은 좀 아프긴 했지만 고마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히 세수를 하고 돌아왔다.


“그러면 오빠 차례야. 누울 테니까 귀 청소 해 줘.”

B는 그렇게 말하고 자연스럽게 내 다리를 베고 누운 채로 눈을 감았다.

B가 좋아하는 나무로 된 귀이개는 항상 침대에서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곳에 놓여있었다.

나는 평소처럼 아무 말 없이 능숙하게 귀이개로 B의 귀를 청소해 주었다.


귀청소가 전부 끝나고 나니 B는 기분 좋아 보이는 얼굴로 잠들어있었다. 그녀의 숨소리가 새근새근 들려왔다.

나는 조용히 내 다리대신 베개를 그녀의 머리 밑에 두고 일어나서 B가 잠들 수 있게 불을 껐다.


그리고 나는 B의 옆에서 조용히 앉았다.


“있잖아. 자고 있어? “


“아니. 왜?”

B가 대답했다.


“우리 같이 한국으로 갈까? “



A군과 B양이 이혼하기까지 앞으로, 2년 1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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