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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체 게바라와 라이딩

by 미라보 Dec 29. 2024
브런치 글 이미지 1


어릴 적 세발자전거는 세상을 탐험하는 첫 이동 수단이었다. 균형을 잡을 필요도 없이 천천히 굴러가며 동네 곳곳을 누비던 기억. 그때 세상은 작은 동네가 전부였지만, 그 자유로움은 컸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 보조 바퀴가 달린 두발자전거로 레벨업! 이후 보조 바퀴를 떼고 균형 잡는 법을 익히면서 부모의 도움도 점점 멀어진다. 외발자전거처럼 결국 혼자서 균형을 잡고 움직여야만 하는 세상의 이치를 자전거를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두 바퀴로 떠나는 모험


이제 자전거는 세대를 아우르는 취미로 자리 잡았다. 특히 자전거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각자에게 맞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도심을 빠르게 누빌 수 있는 경량 로드바이크, 거친 산길에서도 문제없는 MTB, 여유롭게 바람을 맞으며 즐길 수 있는 전기 자전거까지. 어린 시절 동네를 돌던 것과 달리, 이제는 더 멀리, 더 넓은 세상을 누빌 수 있다.


초케 크리스티안, <트루드프랑스>초케 크리스티안, <트루드프랑스>


자전거는 가성비도 뛰어나다. 초기 구매 비용만 지출하면 이후 유지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타이어 공기를 채우고 체인에 기름칠만 하면 언제든지 출발할 준비가 끝난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지만, 여럿이 함께 달리면 또 다른 추억과 유대감을 쌓을 수 있다.


라이딩의 장점은 건강에도 있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서 피부에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된다.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고 적당한 햇빛을 쬐면 비타민 D 합성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피부 미용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라이딩은 몸과 마음을 순환시키는 동력 장치와 같다.



두 바퀴가 준 자유, 체 게바라의 여정



아름다운 사람, 체 게바라아름다운 사람, 체 게바라


라이딩의 자유로움은 때로 체 게바라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친구와 함께 (전동)자전거로 대륙을 누비며 세상의 불평등을 목격하고, 혁명의 길로 나아갔다. 그처럼 혁명적인 여정은 아니지만, 한적한 길을 달리다 보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일상의 작은 혁명을 이루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자전차 왕, 엄복동자전차 왕, 엄복동


또한, 민족의 자긍심을 지켜준 엄복동의 자전거도 떠오른다. 일본은 조선인의 기를 꺾고자 자국의 자전거 강자 모리 다카히로를 초청해 엄복동과 대결(1920년, 경성시민대운동회)을 벌였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엄복동은 압도적인 실력으로 모리 다카히로를 꺾고 승리하며, 조선인들에게 큰 자부심을 안겨 주었다. 


당시 사람들은 “떴다 보아라 안창남 비행기 내려다 보아라 엄복동 자전거”라는 노래를 부르며 그의 승리를 기념했다.   



건강을 위한 조언과 라이딩의 매력


자전거를 오래 타면 전립선 건강에 해롭다는 이야기도 있다. 안장이 전립선 부위에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절한 안장을 선택하고 올바른 자세를 유지한다면 이런 위험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자세를 점검하라고 조언한다.


자전거는 건강과 자유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매력적인 취미다. 균형을 익히며 배우던 어린 시절의 설렘, 그리고 두 바퀴 위에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성년의 여정은 나이와 상관없이 무한한 즐거움과 성취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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