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출발하려는데...
《외출 준비》
외출준비 다 끝냈는데
애기 똥 쌌다
외출 준비.
이 네 글자 속에는
엄마의 땀과 눈물과 인내가 모두 들어 있어요.
하루 전부터 옷을 챙기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도시락을 싸고,
양말을 찾고, 모자를 찾고,
애를 낚아채듯 옷을 입히고,
달래가며, 놀아가며, 타협해가며
온갖 생쇼를 다 합니다.
그리고!
모든 준비를 마친 그 찰나에—
“엄마, 똥 쌌어.”
<엄마는 다시 초기화된다>
잠깐…?
아니야, 지금 장난이지?
방금 전에 분명히 기저귀 갈았는데?
속으로 믿고 싶지 않은 마음을 누르고
조심스레 아이 엉덩이를 확인합니다.
…불룩.
…냄새 확.
“아…”
하늘을 한 번 보고,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기저귀를 꺼냅니다.
엄마의 외출은
1시간 준비 + 5초 리셋
무한반복 시스템입니다.
<외출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요?>
예전엔 외출이란
씻고,
옷 입고,
립스틱 하나 바르면 끝이었어요.
지금은
아기 기저귀 챙기고
분유 챙기고
간식 챙기고
물티슈 챙기고
여벌 옷 챙기고
손수건 챙기고
비상약 챙기고…
짐 바리바리 싸서
군대 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도 웃으면서 다시 준비하는 이유>
힘들고 정신없고,
차라리 집에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막상 밖에 나가서
애가 신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그래, 이걸 보려고 이렇게 애썼구나 싶어요.
작은 발로 뛰고,
작은 손으로 과자를 집어먹고,
맑게 웃는 아이를 보면
그동안 들었던
“엄마, 똥 쌌어”도,
“엄마, 나 이거 안 해”도
모두 잊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