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밥은 언제나 급하고, 언제나 미뤄진다
《후루룩》
수유 하고
트림시키고
기저귀 갈고
겨우 내 밥 한 술 뜨려 했더니
아, 또 수유시간이네
하루가 정신없이 시작돼요.
수유하고, 트림시키고,
토 닦고, 기저귀 갈고...
쉴 틈 없이 아기와의 전투를 치르고 나서야
비로소 숨을 돌립니다.
그리고 조심스레
밥 한 숟갈을 퍼올리려는 그 순간.
“으아앙—”
또 다시 찾아온 수유시간.
<끝나지 않는 ‘엄마 루프’>
아기 키우면서 알게 됐어요.
내 식사시간은
하루 세 끼가 아니라,
하루 삼십 끼처럼 쪼개져 있다는 걸.
밥을 앉아서 천천히 먹는 건 사치고,
후루룩, 쩝쩝, 급하게 씹어 삼키는 게
이젠 내 일상입니다.
뜨거운 밥이 식을까 걱정하던 시절은
이젠 아득하기만 해요.
<엄마는 밥보다, 잠보다, 사랑을 먼저 줘야 하는 사람>
아기가 울면
내 숟가락도 내려놓고,
내 졸린 눈도 억지로 뜨고,
내 아픈 허리도 잊고
달려가야 하는 사람.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당연하다는 듯 그렇게 해요.
그러다 보면 가끔
“나는 언제 먹지?”
하는 생각이 툭 하고 튀어나오죠.
<그럼에도 오늘도 후루룩 넘어간 한 끼는, 사랑이었다>
조금 서럽기도 했지만,
조금 웃기기도 했어요.
밥 한 숟갈이 뭐라고,
매번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쫓기듯 먹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문득,
그렇게 후루룩 먹은 밥도
결국엔
사랑의 다른 모양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내 시간을 쪼개고,
내 밥을 미루면서도,
결국은 웃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