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루룩

엄마의 밥은 언제나 급하고, 언제나 미뤄진다

by 닭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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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후루룩》

수유 하고
트림시키고
기저귀 갈고
겨우 내 밥 한 술 뜨려 했더니

아, 또 수유시간이네



Comment


하루가 정신없이 시작돼요.

수유하고, 트림시키고,

토 닦고, 기저귀 갈고...

쉴 틈 없이 아기와의 전투를 치르고 나서야

비로소 숨을 돌립니다.


그리고 조심스레

밥 한 숟갈을 퍼올리려는 그 순간.


“으아앙—”


또 다시 찾아온 수유시간.


<끝나지 않는 ‘엄마 루프’>


아기 키우면서 알게 됐어요.

내 식사시간은

하루 세 끼가 아니라,

하루 삼십 끼처럼 쪼개져 있다는 걸.


밥을 앉아서 천천히 먹는 건 사치고,

후루룩, 쩝쩝, 급하게 씹어 삼키는 게

이젠 내 일상입니다.


뜨거운 밥이 식을까 걱정하던 시절은

이젠 아득하기만 해요.


<엄마는 밥보다, 잠보다, 사랑을 먼저 줘야 하는 사람>


아기가 울면

내 숟가락도 내려놓고,

내 졸린 눈도 억지로 뜨고,

내 아픈 허리도 잊고

달려가야 하는 사람.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당연하다는 듯 그렇게 해요.


그러다 보면 가끔

“나는 언제 먹지?”

하는 생각이 툭 하고 튀어나오죠.


<그럼에도 오늘도 후루룩 넘어간 한 끼는, 사랑이었다>


조금 서럽기도 했지만,

조금 웃기기도 했어요.


밥 한 숟갈이 뭐라고,

매번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쫓기듯 먹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문득,

그렇게 후루룩 먹은 밥도

결국엔

사랑의 다른 모양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내 시간을 쪼개고,

내 밥을 미루면서도,

결국은 웃고 있으니까요.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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