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려고 했지만, 오늘도 기절했습니다.
《운동》
운동하려고
옷 갈아입었는데
애기 깼다
다시 재우고 나니
나도 잠들었다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은 날이었다.
레깅스를 꺼내 입고, 머리도 묶었다.
유튜브에 홈트 영상까지 띄워놓고, 물도 준비했다.
“이번엔 진짜 한다.”
다짐까지 했으니 거의 80%는 한 셈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아이가 깼다.
얼굴이 울긋불긋해진 아이를 안고 토닥이다 보니
운동은 온데간데없고,
아기를 재우는 내 손이
점점 무거워졌다.
그다음 기억은…
함께 누워 있는 바닥.
나란히 잔 숨을 내쉬는 아기와 나.
스트레칭도, 유산소도 못 했지만
그날 나는 온몸으로 ‘버티기’를 해냈다.
육아를 하다 보면
어떤 날은 걷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뛰고, 숨이 찬다.
운동을 못 한 게 아니라,
오늘도 다른 방식으로 몸을 썼다.
아이를 안고 토닥이고, 눕히고,
다시 깨면 또 안고.
반복되는 이 동작들 사이로
내 하루의 체력은 이미 소진됐고,
그렇게 나는,
가만히 누워 아이 숨결에 맞춰
잠드는 쪽을 택했다.
운동은 못 했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
꽤 많이 움직였으니까.
그러니까…
괜찮다.
오늘 운동은
그냥 ‘삶’으로 대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