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늘은 쉬려고 했는데...

by 닭강정
tempImagehZ1yCB.heic

✍️ 오늘의 시


《토요일》

토요일엔 쉬려고 했는데,

밥하고 치우고 또 밥했다



Comment


금요일 밤,

설레는 마음으로 다짐했어요.


“내일은 무조건 쉰다.”


아무것도 안 하고,

침대에 뒹굴고,

커피 마시고,

책 한 장 넘기며 쉬는 토요일.


그게 제 유일한 소원이었어요.


<하지만 토요일 아침, 현실은 이랬다>


눈 뜨자마자 들려오는 아이의 목소리.


“엄마아아 배고파아아!”


아침밥 준비.

밥 먹이고,

흘린 거 닦고,

또 치우고.


조금 숨 돌릴까 했는데,


“엄마 간식~!”


과일 깎고,

또 치우고.


잠깐 소파에 앉았다가,


“엄마 점심 뭐야?”


점심밥 차리고,

흘린 거 닦고,

또 치우고.


<토요일은 쉬는 날이 아니라

‘밥하고 치우는 날’이었다>


머릿속으로 따져봤어요.

하루 동안 몇 번을 치우는지.


아침밥 한 번 치우고

간식 치우고

점심 치우고

놀다가 또 치우고

저녁 먹고 다시 치우고


결국 토요일 하루 종일 한 일은

‘밥하고 치우고’의 무한반복.


<그런데, 그 와중에도 웃게 되는 순간들>


애가 수박 먹고 얼굴에 수박씨 붙이고 웃을 때,

바닥에 물을 쏟고 나서 “엄마 미안해” 하며 뛰어올 때,

작은 손으로 포크를 집어드는 모습 볼 때.


그럴 때는

“그래, 오늘도 잘 살았다”

싶어져요.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09화엄마들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