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모르겠다
《정답은 없다》
"엄마, 하늘은 왜 파래?"
"음... 햇빛이 대기랑 만나서 그런 거야."
"그럼, 고래는 왜 뿔이 없어?"
"...뿔?"
"용은 왜 하늘을 날아?"
"...용은 상상이니까..."
"근데 상상인데 왜 그림책에는 진짜처럼 나와?"
"...그건..."
"엄마는 왜 맨날 몰라?"
그 말을 듣고
정색할 뻔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진짜,
나도 잘 모르겠다
요즘 나는
정답을 고르느라
정작 질문을 잃어버렸는데
우리 집엔
엉뚱한 질문으로
세상을 새로 만드는
작은 철학자가 산다
“엄마, 고래는 왜 뿔이 없어?”
그 질문을 듣고 순간 말문이 턱 막혔다.
무슨 말인지 몰라서가 아니라, 너무 기발해서.
어른이 되면서 나는
‘왜 그런가요?’라는 질문 대신
‘뭐가 정답인가요?’에 익숙해져 버렸다.
하지만 아이는 정답을 찾으려 들지 않는다.
그저, 궁금한 걸 묻는다.
눈앞에 펼쳐진 세상에 끝없는 의문을 던지고,
그 속에서 상상하고, 연결하고, 자기가 만든 세계를 부지런히 넓혀간다.
하늘은 왜 파란지,
용은 왜 날아다니는지,
고래에게 왜 뿔이 없고,
엄마는 왜 맨날 모르는지.
아이의 세계에는 정답이 없다.
대신, 가능성이 있다.
그 자유로운 가능성 안에서
아이들은 매일 자신만의 우주를 새롭게 만든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한때 그렇게 질문하던 시절이 있었겠지 싶어진다.
세상의 규칙을 아직 모르던 시절,
그래서 더 크게 꿈꿀 수 있었던 시간들.
그런 아이를 옆에 두고 사는 건
매일 아침, 엉뚱한 질문 하나로
내 세계를 다시 열어보게 되는 일이다.
아이의 물음은 결국 나에게 묻는다.
“당신은 오늘도 정답만 찾으며 살 건가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