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보내고

보내는 슬픔은 잠시 머릿속은 실타래가 얽히듯 풀리지 않는다

by 다온

6년 전부터 치매와 파킨슨으로 병원의 주사와 온갖 약으로 생명을 유지해 왔다. 처음에는 본인도 속상해서인지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서 다른 환자들에게 민망할 정도였다.


내 나이 또래면 TV에서 최수종과 김희애가 나오는 아들과 딸을 알 것이다. 그 시대의 어머니들은 아들 노래를 부르며 한평생을 살았다. 우리 집도 아들을 바라며 낳다 보니 딸이 3명이다. 큰 언니, 오빠, 작은 언니 그리고 나였다. 아들을 바랐지만 딸만 줄줄이 낳았다. 어릴 때 크면서도 아들에 대한 사랑은 딸들에게는 가슴에 상처를 남겼다. 먹는 것에서부터 입는 것, 차별은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했다.


본인도 여자이면서 아들만 찾는 것은 왜일까 어릴 때 그것이 진리라며 받아들여서 그런 것일까. 세뇌가 무섭다.


시댁의 시어머니 역시 마찬가지다. 말만 시작하면 아들 자랑으로 시작해서 아들이 최고다라며 끝을 맺는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면 무엇하랴 그들의 머릿속에는 아들만 있는 것을...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녀들의 곁을 떠나면 안 봐도 되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이렇게 평생을 살아왔고 6년 전에 치매와 파킨슨으로 병원과 요양원에 계셨다. 나의 엄마인데도 시간이 흐를수록 낯설게 느껴졌다. 6년 전쯤 엄마는 본인이 살던 아파트를 큰 손자에게 주고 싶다는 말을 했다. 이건 무엇일까.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땅과 집, 현금이 있어서 딸 셋은 땅을 일단은 오빠 명의로 하고 엄마가 돌아가시면 그때 다시 정리를 하기로 했고, 집과 현금은 엄마가 사용하기로 했다.


딸들은 돈 한 푼 받지 않고 오빠는 결혼할 때부터 집도 구해주고 온갖 혜택을 누렸다.


막상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 집에 대해 물으니 오빠가 본인 큰 아들 앞으로 명의를 바꿔놓았다고 한다.


현금은 얼마나 있냐고 물으니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돌아가시기 전에 다 본인 앞으로 돌린 것 같다. 남들이 큰 일 치르고 나면 형제간에 많은 다툼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오빠의 행동을 보니 할 말이 없다.


그리고 그는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평생을 아들만 사랑하더니 아들은 형제의 의리 보다도 본인의 욕심을 선택한 거 같다.


며칠 지나고 작은 언니와 어떻게 할까를 물었다. 본인은 돈 때문에 형제를 잃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울음 때문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땅도 주고, 집은 몰래 본인 아들 명의로 돌리고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오빠를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대하는 것이 옳을까?


내 또래들은 이런 상황을 비일비재하게 겪고 아무 일 없듯이 잘 지내는 것이 맞을까

또박또박 질문을 해도 아무런 답을 주지 않는 오빠


엄마가 간지 18일이 지났는데 우리는 서로에게 아무 연락도 하지 않고 연락이 오지도 않는다.


엄마를 보낸 슬픔보다 남겨진 이들의 마음에 멍이 더 크게 생길 것 같다.


15년 전 아버지를 보낼 때와는 장례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그 당시에는 산소가 일반적이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화장을 한다.


장례식장에서의 시간이 흐르고, 화장터로 옮겨서 2시간 정도 지나면 한 줌으로 변한다.


인생이 참 덧없다. 88년을 살았건만 죽으면 아무 일 없듯이 사라진다.


삶은 그런 것인가 보다


앞으로 서로 어떻게 지낼지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정리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한 세대가 지나면 아들에 대한 덧없는 차별도 없어지겠지....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