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가 잘하나?
공공기관이나 일정규모가 되는 회사에서 사람을 채용할 때 학력을 기준으로 뽑았지만, 2017년 이후에는 학력, 성별, 연령 등 개인정보를 배재하는 블라인드 채용을 하고 있다.
지금도 같은 학교 출신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능력이다. 학력은 일정나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바뀌는 세상에 맞추어 배워나가는 것이다. 학창 시절에 배운 것을 직장에서 곶감 빼먹듯 빼먹을 수는 없다. 바뀌는 속도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김도연은 남들처럼 좋은 학교를 나오지 않았으나 계속 공부의 끊을 놓지 않았다. 좋은 직장일수록 학력이 높기 때문에 학력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고 있다. 부서를 옮길 때도 프로필 속에는 졸업학교가 사람의 포장지처럼 붙어 다닌다. 이럴 줄 알았다면 학창 시절에 더 열심히 공부했어야 하는 후회를 한다.
사는 것은 항상 비교의 연속이다. 비교를 하면서 경쟁의식이 생겨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실망해서 자포자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무실에는 모두 색깔이 다르다. 다른 색깔이 서로 얼마나 잘 섞히냐에 따라 조직분위기가 달라진다. 일상생활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동료들과 지낸다. 그들과 어떤 관계냐에 따라 기분도 흔들린다.
홍보를 담당하는 백노민은 직원들과 어울리기를 원하지 않고 회식에도 참석을 하지 않는다. 그와 같은 팀인 한주희 팀장과도 한 달 전에 한바탕 했다. 한팀장도 과장에게 백노민과 일하기 힘드니 다른 부서로 보내달라고 했고, 백노민은 갑질을 당하고 있어 힘들다고 과장에게 고충을 말했다.
누구나 본인을 위주로 살아간다. 본인이 피해자고 상대는 늘 가해자가 된다. 한팀장은 김팀장에게 하소연을 하고, 백노민은 과장에게 갑질신고를 하고 싶다는 상담을 한다. 각자의 말만 듣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시간이 흐르면 무엇이 진실인지 알게 되겠지 하면서도 당장 지금 현재가 힘들다. 그들은 일주일을 계속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 한쪽이 속상하다고 이야기하고 나면, 똑같이 본인이 더 억울하다고 하소연한다.
나이가 40대와 50대인데도 초등학교 저학년과 똑같다. 나이가 들어도 다툼은 치열하기만 하다. 사람은 나이와 성품은 비례하지 않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어릴 때 어른이 되면 모두의 모범이 되고 훌륭해지기만 할 줄 알았는데 실제 나이가 들어보니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같은 팀이라 둘은 서로 마주 보고 앉는다. 출근하면 맞은편에 그들이 싫어하는 상대와 마주 보고 앉는다. 백노민은 과장에게 재택근무를 요청했으나 업무 성격상 재택근무는 어렵다고 결정했다.
백노민은 업무분리를 요청했고, 다른 대안이 없어 업무 분리로 일단락 지었다. 용역과 행정적인 일은 한주희 팀장이하고, 백노민은 온라인 홍보만 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그들의 앙금은 남은 채 마무리되었다.
그 이후 한 달이 지났다. 그들은 같은 홍보 업무를 하기 때문에 서로 소통을 하지 않는 것은 정상적으로 일이 진행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백노민은 한팀장에게 할 말이 있으면 포스트잇에 몇 자 끄적끄적 적어 한팀장 책상 위로 던진다.
이를 본 한팀장은 속이 뒤집힌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는 직원들은 아무도 개입하지 않는다. 아무도 얽히고 싶지 않다.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게 할 수 있을까. 무슨 큰 계기가 있지 않으면 쉽지 않다. 그들에게 그런 기회가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