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를 잘 받는 사람

by 다온

4월 초순인데도 거리의 사람들은 겨울 패딩을 입고 있다. 이른 아침은 영하까지 떨어지고 정오에는 햇빛과 강한 바람을 동반한다. 아직 내복을 벗지 못한 김도연은 오늘도 변함없이 8시가 되기 전에 사무실에 도착한다.


늘 그랬듯이 따뜻한 목에 좋은 도라지차를 한 손에 들고 자리로 온다. 각종 섞인 서류를 서랍에서 한 움큼 꺼낸다. 지난주의 서류와 이번 주 서류가 혼재되어 있다. 매섭게 지난 서류를 골라내고, 오늘 해야 할 일 위주로 정리한다. 서류는 많을수록 정리가 어렵다. 지난 서류는 가능한 파쇄 하지만 앞으로 다시 이용할지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중이 중요하다.

8시 30분쯤 되면 가냘프면서도 정이 많은 박지수가 사무실로 함박웃음을 안고 들어온다. 그녀는 늘 웃음과 재미있는 생활의 이야기를 던져준다. 도연에게는 출근하는 기쁨 중의 하나이다. 직장을 다니며 본인과 코드가 맞는 사람이 있는지는 출근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다.


출근 시간도 습관이다. 출근시간에 맞추어 아슬아슬하게 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유 있게 오는 사람이 있다. 각자의 패턴이라 이런 것으로 사람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직장을 다닐 때 누구나 평가를 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은 가정에서도 친구 간에도 늘 평가를 받는다. 누가 평가를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를 하는 기준과 방법이다. 이 기준과 방법이 정확하다면 누가 해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실제 기준과 방법보다 최종 평가자의 마음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때로는 불만이 생기기도 한다.


요즘 AI가 사회에 많이 도입되었다. 평가를 AI가 하면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이지 않을까?

AI가 평가를 하면 더 많은 이들이 불만보다는 수긍을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되면 공평한 평가로 좀 더 깨끗한 직장문화가 올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은 성격, 가정환경, 능력, 취미 등이 다르다.


다른 사람들이 모이고, 상사가 평가하는 시스템에서는 일반적으로 상사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때 평가를 잘 받게 된다. 때로는 직원이 상사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반영되지 못할 수도 있다.



남의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이 아닌 사람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되기도 하고, 근무 시간 이외에 술자리나 동호회 등을 통해 본인을 어필하기도 한다. 그런 것도 능력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조직의 미래를 생각해서는 새로운 평가가 도입되어야 한다.



토론토에 살 때, 토론토에서는 일반적으로 상사를 최소화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40명이나 50명의 직원을 한 사람이 관리하는 형식이다. 관리자 한 명이 전체적인 인원을 관리한다. 관리자가 많다 보면 실제 일의 진도가 느리다고 생각한 것이다.


관리자는 일을 하지 않으려는 자에게 일을 주지 않고 일정기간 지켜보다 그를 해고한다. 근무시간 이후의 초과시간은 관리자의 무능으로 연결된다고 한다. 직원이 초과로 일함으로써 생산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적당한 일을 배분하는 것이 관리자의 주요 업무이다.


그렇게 되면 조직원들은 좀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일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문화가 아니고 관리자가 여러 명이며 관리자에게 어떻게 평가받느냐가 인사고과에 영향을 많이 주는 시스템이다.



근본적인 변화가 없이는 평가 문화는 쉽게 바뀔 수가 없다. 평가를 잘 받는 사람은 어떤 조직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상사에게 잘 보여야 하는 조직이 미래가 밝을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게 우선적으로 평가를 받는 조직이 미래가 밝을지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사무실 분위기에 민감한 강미영은 상사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상사와의 관계도 좋고 일도 잘하면 좋겠지만 둘 다 잘하기는 쉽지 않다. 겉으로 포장을 화려하게 해서 본인이 누구보다 많은 고생을 하는 것으로 어필하다 보면 주위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무기력하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똑똑하지만, 뭉쳐 놓으면 누군가는 얹혀가려는 사람이 생긴다. 이럴 때 평가를 어떻게 하는 것이 각 구성원에게 영향을 크게 준다. 열심히 일한 것과 대충 한 것과 보상이 차이가 없다면 누가 열심히 하려고 할까? 평가 문화를 바꾸지 않는 한 조직문화의 변경도 어렵다.



AI 평가를 도입하든, 조직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도 어느 한 사람이 할 수 없다. 큰 조직일수록 새로운 것으로 변경하는 것은 더 어렵다. 하지만 여러 가지를 시도하려는 노력이 조직 발전에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10명 중 3명이 일해서 조직을 이끌어 갈 수도 있지만, 줄다리기에서 처럼 10명 모두가 전력을 다 할 수 있도록 리더가 방향설정을 명확히 하는 조직의 미래가 모두가 기대하는 조직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