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성분은

by 곰탱구리

나는 늘 주어였다

아니란 현실은 절대 견딜 수 없었다

그대는 내게 목적어였다

그것이 당연하다 생각했기에

주어만을 고집한 오만한 이기심이

나는 너를 사랑해라는

주문 같은 말로 충분하다 생각했다

너는 나를 사랑하니 라는

너의 진심은 생략을 당연시 하며


나는 나만의 주어였을 뿐

너의 주어는 되지 못하였다

내게 목적어였던 너는

나를 너의 목적어로도 두지 않았다

태생만 고수한 나였기에

형용사도 부사로도 되지 못했다

나의 성분을 잃어버린 이제야

너의 성분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내겐 오직 하나의 고유명사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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