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상담의 길은 나에게 갑자기
생긴 방향이 아니었다.
그 시작은 나의 청소년 시절이었다.
나는 그 시기에 조울증과 충동성으로 인해
내면이 크게 흔들리는 혼란을 겪었다.
감정은 감당되지 않았고,
인간관계는 무너졌고,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는
불안 속에서 매일을 버텨야 했다.
그때 상담 선생님들은 내가 숨을 쉴 수 있게 해준
몇 안 되는 사람들이었다.
그분들은 내 행동만 보지 않고
내가 왜 그렇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함께 탐색해주었다.
그 경험은 내 삶을 바꿨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상담은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일이 아니라,
다시 살아가게 하는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언젠가 나도 나와 같은 청소년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이다.
그 확신은 나를 상담학으로 이끌었다.
대학에서 상담학을 복수전공했고,
사람의 마음과 행동의 원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순한 위로나 공감만으로는
사람을 충분히 돕기 어렵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그래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학원에서
청소년상담학 전공을 선택했다.
전문성을 갖춘 상담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여전히 내 안에는 풀리지 않은
질문이 하나 남아 있었다.
왜 어떤 사람은 의지도 있고
노력도 하지만, 실행 앞에서 계속 무너지는가?
내가 상담을 배워도, 심리 이론을 이해해도
쉽게 풀리지 않던 질문이었다.
그리고 올해 1월, ADHD 진단을 받은 순간
나는 그 질문의 출발점을 마주하게 되었다.
ADHD 진단은 나를 뒤흔들었다.
진단명 하나가 내 인생을 단정 짓는
느낌이 들어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왜 그렇게 살아왔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는 안도감도 있었다.
나는 늘 노력했지만, 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벽 앞에서 반복적으로 멈춰 있었다.
계획을 세우고도 실행하지 못했고,
끝내지 못한 일들을 붙잡은 채 불안과
죄책감 속에 빠져 살았다.
그동안 사람들은 내게 말했다.
“너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어.”
“왜 그렇게 꾸준히 못 해?”
“넌 의지가 부족한 거야.”
하지만 나는 진단을 통해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실행 체계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부족한 게 아니라, 내 뇌의 작동 방식이
달랐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ADHD라는 언어를 얻자 내 인생의 장면들이
다시 해석되기 시작했다.
놓쳤던 마감일, 반복된 지연, 감정 폭발,
잡히지 않는 집중, 흐트러진 시간 감각.
그것들은 게으름이나 무책임이 아니라
설명되지 않은 신경학적 어려움의 결과였다.
하지만 진단은 끝이 아니었다.
나는 곧 다른 도전을 마주했다.
이해했다고 해서 삶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약을 먹어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실행 문제,
노력해도 유지되지 않는 루틴,
많은 정보를 알아도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나.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그 질문은 나를 ADHD를
깊이 탐구하는 길로 이끌었다.
단순한 수동적 치료가 아니라
능동적 조절과 전략 설계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나는 ADHD를 겪는 사람이 아니라,
ADHD를 다루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결심은 나를 한 곳으로 데려갔다.
ADHD 코칭
ADHD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삶을 실제로 바꾸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상담을 전공하며 다양한 심리 이론을 배웠지만,
“이해는 되는데 실행이 안 되는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실행을 다루는 접근을 찾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ADHD 코칭을 알게 되었다.
단순한 동기부여나 생산성 관리가 아니라,
실행 기능과 행동 구조를 다루는
체계적 접근이라는 점이 강하게 끌렸다.
그래서 올해 8월 말,
나는 ADHD 코칭 교육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그 교육은 내 삶의 방향을
확실히 바꾸어 놓았다.
코칭을 통해 나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실행이 안 되는 것은 의지 부족이 아니라
뇌 처리 방식의 차이 때문이라는 것
“왜 못했는가”보다
“어떻게 하면 가능하게 만들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라는 것
변화는 결심이 아니라 구조화와
환경 설계에서 시작된다는 것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으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내 인생의 중요한 조력자를 만나게 되었다.
바로 내 코치님이었다.
수업 첫날, 나는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내가 코치가 되기 전에, 먼저 코칭을 경험해봐야 한다.”
그래서 나는 그날 수업이 끝나자마자
1:1 코칭을 신청했다.
그리고 그 결정은 내 삶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출발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