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코치도사님,
내가 나의 코치님을 저장해둔 카카오톡 이름이다.
처음 코치님을 알게 된 계기는 앞선 글에서
언급한 ADHD 코칭 교육 과정이었다.
ADHD를 코칭하기 위한 코치를 양성하는 교육에서
그분이 강의를 맡고 계셨다.
수업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었다.
그분은 단순히 코칭이나 ADHD와 관련된 이론만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ADHD를 고쳐야 할 문제가 아니라,
이해해야 할 특성으로 이야기했고,
멈춤과 어려움을 의지 부족이 아닌
실행기능의 구조적 한계로 설명했다.
그 관점은 내 안에 오랫동안 쌓여 있던
죄책감을 조금씩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그동안 너무나 알고싶어서
집요하게 파고들었던,
20년 넘게 얼키고 설켜있던
내 혼란의 실타래를 완전히 풀어헤치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수업을 듣던 중 나는 한 가지 확신이 들었다.
“내가 코치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코칭을 경험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마음이 들었다.
'이분이라면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실 수 있겠다.'
나는 교육 첫날 바로 1:1 코칭을 신청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옳았다.
그 선택은 나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코칭을 받으면서 나는 처음으로 이해받는 경험을 했다.
코치님은 나를 평가하지 않았다.
대신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패턴 속에서 반복적으로
멈춰왔는지 함께 들여다보았다.
코치님을 통해 알게 된 코칭은 이런 것이었다.
"왜 그리했는지" 가 아니라
“무엇이 지앤님을 그때 그렇게 할 수 있게 했을까요?"
"왜 그리 하고 싶은지" 보다는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보면 어떤 게 있을까요?"
그 질문은 내 마음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동시에 나를 다시 세웠다.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먼저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그 질문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나는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
설명이 필요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분은 단순한 코치가 아니었다.
KAC와 KPC 자격을 갖춘 ADHD 전문 코치이자,
한국상담학회 전문상담사 1급과
수퍼바이저 자격까지 갖춘 전문가였다.
상담과 코칭을 모두 다루며,
감정과 실행을 동시에 지원하는 조력자였다.
그분은 사람은 충분히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무엇보다도, ADHD를 삶으로
살아내고 계신 당사자였다.
나는 그분과의 코칭을 통해
내 안에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나를 붙잡고 있던 자기불신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고, 실행은 연습될 수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구조가 바뀌면 삶이 달라진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의 방향은 분명해졌다.
그분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 내가 가야 할 길은 바로 이것이다.
사람을 돕는다면 이렇게 돕고 싶다.
그래서 멘토코치도사님이다.
여기서 도사는 OO도사 할때 도사(道士) 가 아니라
내가 만든 단어이다.
길을 함께 가는 짝이라는 뜻의 '도반(道伴)'에서
차용하여 길을 함께 가는 선생님이란 뜻으로
'도사(道師)'라고 별명을 지어드렸다.
코치님은 나의 실행기능 코치님이자,
상담사 및 코치로서
그리고 내 삶의 방향성에 대한 멘토이고,
내가 걸어가는 길 위에 함께 계신 선생님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해하는 사람.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결을 같이 찾는 사람.
“왜 못했냐”고 묻는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를 함께 설계하는 사람.
그래서 나는 ADHD를 다루는 조력 전문가가
되기로 결정했다.
누군가에게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 길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왜 못 했냐”고 묻는 대신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를
같이 찾는 사람이 되겠다고,
나는 그렇게 마음먹었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멘토코치도사님’이 될 수 있다면.
누군가의 마음 속 실타래를 함께 풀어주고
한 걸음 나아갈 용기를 건네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면 충분하다.
나는 여전히 서툴다.
마음이 움츠러지는 날도 많고,
실행이 멈추는 순간도 여전하다.
하지만 멈춘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그저 다시 구조를 세우고,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한 걸음 다시 내딛으면 되는 것이다.
예전의 나는 “왜 나는 이것밖에 못 할까?”라는
질문에 갇혀 살았지만,
지금의 나는 “어떻게 하면 이번엔 다르게
해볼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그 차이가 삶을 바꾸었다.
완벽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계속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자기 자신을 증명하느라 지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존중하며 성장해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가 자기 삶을 믿지 못해
작은 힘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을 때,
그 곁에서 조용히 말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괜찮아요, 천천히 해요.
당신은 멈춘 게 아니라, 숨을 고르고 있는 거예요.
다시 가면 됩니다.
함께 갈 테니.”
코치님이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의 마음을 비추는 등불이 되는 일.
그게 내가 걸어가고 싶은 길이다.
나는 아직 길 위에 있다. 그리고, 이 길이 참 좋다.
앞으로도 그러길 바란다.
누군가의 실타래가 풀리는 순간에
따뜻하게 함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그렇게 나도 조금씩 누군가의 도반(道伴)이자
'도사(道師)'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