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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퐁 Nov 22. 2024

복막암? 결핵성 복막염? 림프종!

2024.10.16 조직검사

 PET-CT 판독이 나왔다. [r/o 복막암, r/o 결핵성복막염, r/o 림프절전이] 여기서 희망회로를 돌렸다. 결핵성 복막염이면 결핵약만 먹으면 되잖아? 라며.. 그래서 예정되어 있던 케모포트 시술도 미뤘다. 결핵성 복막염일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정확한 병을 알려면 조직검사가 필요한 상태. 전원을 가서 조직검사를 해야 하나 고민하던 그때 갑자기 조직검사가 결정돼서 오늘 할 거라며 준비하라고 했다. 혹시 몰라 12시부터 금식하길 잘했다!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조직검사시간은 오래 걸렸다. 보호자대기실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보호자를 부르는 소리에 가보니 외과교수님이 설명을 위해 보호자를 부른 거였다.


 남편 뱃속(대망)에서 떼어낸 멜론만 한 조직을 보여주시며 복강경으로 복부 세 군데를 뚫어서 안을 살펴봤다고 하셨고 조직 사이사이 노랗게 보이는 게 다 암이라고 하셨다. 진짜 조직사이에 노란 지방 같은 것들이 박혀있었다. 교수님은 결핵성 복막염은 아닌 것 같다고 림프종이 맞는 것 같다고 하셨다.


 원래 복강경은 구멍만 작게 내서 안을 보며 수술하는 건데 조직검체를 크게 떼내면서 배꼽주위를 물음표 모양으로 절개해서 조직을 빼냈다고 하셨다.


 생각보다 조직을 크게 떼낸 남편은 많이 아파했다. 가뜩이나 컨디션도 안 좋은데 수술까지 해버렸으니.. 몸이 잘 버텨주길 기도만 했다. 외과교수님과 간호사선생님께서는 장유착을 걱정하시며 운동을 권유하셨지만 남편은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마약성진통제를 3대 정도 맞고는 겨우 앉을 수 있었다.


 나도 제왕절개 했을 때 너무 많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그땐 페인버스터라고 제왕절개부위에 마약성진통제를 달고 있어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는데 우리 남편은 얼마나 아플까? 마음이 쓰라렸다.


 남편은 응급실 내원해서부터 계속 저혈당이 왔다. 50% 포도당을 투여해도 잠시뿐 금세 혈당이 떨어졌다.


 림프종 증상 중에 하나가 식은땀을 흘리는 건데 저혈당 증상도 식은땀이 나는 거라 판단이 어려웠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손끝을 찔리면서 혈당검사를 했다. 반복되는 저혈당에 포도당에 포도당을 섞은 수액까지 맞아도 계속 떨어지는 혈당.


교수님께 여쭤봐도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아마 복부에 큰 종양이 췌장을 누르고 있을 수 도 있다고 하셨다.


 아니면 당을 좋아하는 암세포가 남편 당을 다 빨아먹고 있는 건가?  생각만 해도 열받는 암세포들.


 이제 조직검사 결과만 나오면 된다. 그럼 당 빨아먹는 저 나쁜 암세포들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기다려라 나쁜 놈들 다 없애버릴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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