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1 버킷림프종 항암 0일 차
드디어 항암 하는 날.
오늘까지 잘 버텨준 남편이 대견하다. 교수님은 회진 전에 남편의 병과 치료계획 설명을 위해 가족들을 다 부르라고 하셨다.
시어머니는 재이를 봐야 해서 못 오시고 시아버지, 첫째와 둘째 아주버님, 첫째 형님까지 온 식구가 모였다. 교수님은 남편의 병은 버킷림프종이며 매우 공격적인 놈이라고 하셨다. 림프종이 40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악성. 공격성이 강한 만큼 빠른 치료가 필요하며 강한 항암제를 투여해야 한다 하셨고 다행히 항암제에 반응이 좋은 놈이라고 하셨다.
내원 2주 전부터 시작된 복부불편감은 아마 그때부터 림프종이 자라난 것일 거라 추측하시며 조직검사부위가 커서 항암을 지금 해도 될는지 망설여지지만 빨리 해야 하는 상태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오늘부터 항암은 시작한다 하셨다.
버킷림프종의 완치율은 80% 재발률 20% 총 8차까지 항암예정이지만 경과가 좋으면 2차 후 PET-CT확인, 3차 하고 골수채집, 4차 하고 자가골수이식으로 치료를 종결할 거라 했다.
오늘 처음 맞는 리툭시맙은 표적항암치료제로 뒤에 맞을 항암제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거라고 효과가 좋은 만큼 부작용도 큰. 특히 종양용해증후군이 올 수 있어 매일 신장수치를 확인해야 한단다.
아직까지 신장수치는 괜찮은데 높은 요산수치로 인해 요산을 낮춰주는 비급여 약제를 사용하기로 했다.
제발 괜찮길..
오후 5시 15분 항히스타민제를 맞고 리툭시맙을 시작했다. 남편은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땀을 뻘뻘 흘렸고 타이레놀과 트리돌을 주어도 조절되지 않는 복통에 항암 투여 40분 만에 항암제를 중단하였다.
그때 고통이 어느 정도냐 물으니 1-10중에 11이라고 했다. 한 시간이 지나자 통증이 가라앉았지만 또 아플까 봐 쉽사리 시작을 못하고 있는 남편을 보며 이거 안 맞으면 죽는데 맞아야지 죽을 거냐며 모진 말을 내뱉고 병실밖에서 엉엉 울었다. 지켜보는 것조차 어찌나 힘들던지 남편은 그렇게 계속 항암제를 맞다 중단하다를 반복하며 겨우 새벽 2시에 항암을 끝낼 수 있었다.
고생했어 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