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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에필로그

by Neutron

길고 긴 글쓰기가 끝났다. 고전역학부터 양자역학까지 내가 물리학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공부해 온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자 노력하였다. 일반인들도 알기 쉽도록 예를 들어가며, 때로는 간단한 수식을 동원하여 설명한다고 했는데 독자들에게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다. '물리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1과 2에서 나 나름의 이해도와 직관으로 물리학 전반을 다루었다.


브런치스토리 외에 검색엔진을 통해 내가 올린 글들을 조회한 횟수가 첫 글을 올린 지 넉 달만에 누적 6500회가 넘었다. 물리학의 대중화를 염원하던 나에게 글을 계속 쓰게 하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나도 물리학 비전공자이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잊어버렸던 내용을 기억해 내는 수고도 하게 되었고, 여러 자료를 찾아보면서 새로 알게 된 개념도 있었다. 이 글의 목적은 앞에서도 강조하였듯이 물리학을 공부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를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또한, 이런 시각의 변화가 얼마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인지 체험하게 하고 싶었다.


이 글을 완독 한 독자의 세상이 달라 보이기를 바란다. 두 발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는 이유가 인공위성이 지구를 도는 이유와 같은 것임을 이해하기를 바란다. 온도라는 것의 실체는 분자운동이라는 것과 엔트로피가 왜 증가할 수밖에 없는지 시간이 역행하지 않는 이유가 엔트로피의 개념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게 되기를 바란다.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절대공간과 시간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 공간과 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났다 줄었다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으면 한다. 에너지가 질량이고 질량이 에너지라는 사실에서 원자폭탄이 왜 무서운가, 원자력 발전이 왜 큰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이해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사용하는 전기가 실은 자석에서 나오는 자기와 동일한 물리량이라는 것과 빛이 전자기파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바란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아주 작은 세계에서는 입자들이 파동처럼 행동하고 중첩되어 여러 가지 신기한 현상들을 일으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 미시의 세계는 불연속적으로 양자화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바란다.


우리 몸을 구성했던 원자는 그 조합만 바꿔가며 우리가 죽은 후에도 지구에 계속 남아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태양이 언젠가는 수소 연료를 다 태우고 죽을 것이며 지구 또한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우주의 크기에 비하면 지구는 티끌에도 미치지 못하다는 것과 우주의 시간에 비하면 인간의 수명은 찰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이런 시각의 변화에 의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아주 짧고 덧없다는 것을 깨닫기를 소망한다. 동일한 원자로 구성된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과 인간이 인간을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을 사람의 세상에 적용하면 신선한 관점이 생긴다. 물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 간의 분쟁과 다툼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렇게 많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마인드컨트롤에 물리학적 세계관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우주에서 아주 작은 공간과 시간을 차지하고 있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우리에게 부여된 아주 짧은 시간을 미움 대신 사랑과 연민으로 채우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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