찝찝한 날씨가 계속되던 여름날, 친구들과 서울로 떠났다. '떠난다' 라는 표현을 쓰기엔 고작 1시간 거리인 장소였지만 여행 간다는 기분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시작했다. 우리의 만남 장소는 서촌이였다. 경복궁 옆에 있는 고즈넉한 거리.... 높은 빌딩과 빠르게 달리는 차들 사이에 있는 온화한 한옥식 골목길은 나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그냥 스무살 여자애들이 늘 그렇듯이 예쁜 카페에 들어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랜 친구 사이였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더 이상 같은 학교가 아닌 다른 환경으로 던져진 순간부터는 우리가 완전히 다른 개별적 존재임을 느끼게 된다. 좋아하는 것도, 추구하는 것도, 이루고 싶은 것들도 우리는 참 달랐다.
첫번째 질문
Q1. 나는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가?
: 나는 배려의 농도가 나와 비슷한 사람을 좋아한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예의와 서로를 위하는 말과 행동 말이다. 내가 배려한다고 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닿지 않는다면 그건 배려라 부르기는 다소 부족하지 않을까... 나에게 배려란 무엇인가... 에 대한 생각에 잠겼다. 나의 배려는 솔직함과 관심으로부터 나온다.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더 명확한 표현과 사실을 통해 내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 애매한 단어와 어색한 표현들로 포장해 내 감정과 상황을 전달하고 싶지 않다. 친구든 연인이든 관계를 맺게 된 그 순간부터는 내가 계속해서 궁금증을 안고 가야하는 관계는 나를 지치게 만든다. 상대방이 나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때면 이상한 괘씸한 마음과 함께 좋아하는 마음보다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나는 관심을 통해 상대방의 편의를 살핀다. 필요한 것은 없는지, 마음은 어떨지,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살핀다. 그러한 눈치와 센스를 겸비하고 있는 사람에게 호감이 간다. 상대방의 마음을 자기 마음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살피는 다정함과 순수한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이 좋다.
성격과 성향이 달라도 배려의 농도가 같으면 관계는 오래 갈 수 있다. 존중하는 마음을 수반한다면 안될 것이 뭐가 있겠는가... 나의 배려가 상대방을 향해 있는가?, 아니면 그저 착한 사람, 배려하는 인간으로 남고 싶어 합리화하며 결국 최선이 아닌 차선의 배려들을 하고 있는가... 나의 배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어릴적에는 나랑 딱 맞는 사람을 계속해서 찾아 다녔는데 돌아보니 나와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보냈을 때 나의 시야가 넓어지고 더 풍부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게 됨을 깨닫는다. 그래서 이제는 나와 완전 다르지만 배려의 농도가 맞는... 그런 사람들을 찾게 된다. 각자의 방식대로, 모두 다른 방향으로 삶을 뻗어내고 있지만 세상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따뜻하고 온화한 사람들.... 사랑이 존재하는 사람들..... 더 다정하고 여린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런 사람들을 애정함을, 그들과 오래 오래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