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대한민국의 심장을 인질로 잡다

by 연구소장

[천명 외상센터, 최상층 대회의실 / 강남 사태 발생 3일 후]


"쾅-!"


대통령의 직인이 찍힌 붉은색 도장이 합의서 위로 무겁게 내려앉았다.


대통령 비서실장 박태준은 도장을 찍은 서류를 내 앞으로 밀어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틀간의 피 말리는 줄다리기 끝에, 결국 정부는 나의 세 가지 요구 조건을 전면 수용했다.


"약속대로, 이 시간부로 '천명 글로벌 의료 재단(CGMF)'의 모든 부지와 시설은 국가 보안 최고 등급의 **'특수 방역 구역 및 치외법권'**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경찰청장이나 검찰총장 할아버지가 와도 천 회장님의 승인 없이는 압수수색 영장 한 장 집행할 수 없습니다."


박 실장이 쓰디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또한 천명 제1 기동 의료대 100명 전원에게 테이저건, 가스총, 그리고 전시 상황에 준하는 제한적 실탄 총기 소지 허가가 떨어졌습니다. 민간 병원에 교전권이 부여된 건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입니다."


나는 서류를 집어 들어 가볍게 훑어보았다. 완벽했다.


이로써 천명 외상센터는 명실상부한 '난공불락의 요새'가 되었다. 아버지가 경찰이나 군대를 동원해 나를 납치하려 든다 해도, 정당방위로 쓸어버릴 수 있는 법적 명분이 생긴 것이다.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실장님. 약속대로 강남역 사태의 감염자 42명과 잠복기 환자 전원은 우리 지하 음압 병동에서 '매우 안전하게' 관리될 겁니다. 언론에는 단순 마약 중독자들의 재활 치료라고 발표하시면 되겠군요."


"천 회장님."


박 실장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넥타이를 고쳐 맸다. 그의 눈빛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다.


"정부가 무능해서 당신에게 이 거대한 칼을 쥐여준 게 아닙니다. 이 바이러스가 서울 전체로 퍼지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일 뿐입니다. 부디, 그 칼이 국가를 향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걱정 마시죠. 의사의 칼은 병변만 도려낼 뿐, 멀쩡한 생살을 파내지는 않으니까요. 물론, 그 생살이 이미 썩어들어 가고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나의 뼈 있는 농담에 박 실장은 굳은 표정으로 회의실을 나섰다.


그가 떠나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백강우와 민도현이 들어왔다.


"수고하셨습니다, 회장님. 정말로 해내셨군요. 이제 이 병원은 완벽한 우리만의 영토입니다."


백강우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합의서를 바라보았다.


"영토만 넓히면 뭐해. 방어선이 튼튼해야지. 외부 경비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어?"


"재단 출입구 4곳 모두 방탄 바리케이드와 홍채 인식 스캐너 설치 완료했습니다. 외부 차량은 3중 검문을 거쳐야만 진입 가능하고, 병원 내부순환 공조 시스템도 외부와 완전히 차단하여 독립 생명유지 장치로 전환했습니다. 공기를 통한 생물학 테러에도 끄떡없습니다."


"좋아. 도현이는?"


"강남에서 채취한 변이 바이러스, '샘플 Z'의 유전자 지도는 80% 정도 해독했습니다."


민도현이 피로에 찌든 얼굴로 브리핑을 시작했다.


"광견병 바이러스와 에볼라의 특성을 교묘하게 섞어 놨더군요. 다행히 잠복기를 연장시키는 억제제와 항혈청은 양산 체제에 들어갔습니다만... 완벽하게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백신'을 만들려면, 천무성 회장이 가지고 있는 원본 설계도가 필요합니다."


"원본 설계도라."


나는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EMP가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11일.


아버지는 강남역에 바이러스를 푸는 '경고장'을 날린 이후, 3일 동안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폭풍 전야. 나의 머릿속 킬 스위치 동기화율도 15%에서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있었다.


마치, 내가 쳐놓은 완벽한 요새를 비웃으며, 진짜 사냥감은 다른 곳에 있다는 듯이.


띠리리링-!


그때, 이사장실 직통 비상 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이 번호는 방금 전 나간 박태준 비서실장과, 몇몇 정부 최고위층만이 알고 있는 핫라인이었다.


"나다."


수화기를 들자마자, 다급하고 공포에 질린 목소리가 고막을 때렸다.


[천... 천 회장님! 박태준입니다! 당장, 당장 당신의 그 기동대를 좀 보내주셔야겠습니다!]


불과 10분 전까지만 해도 국가의 권위를 세우며 위세를 떨던 비서실장이었다. 그런 그가 목소리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사색이 되어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침착하고 요점만 말하세요."


[국방부 장관...! 권태형 국방부 장관이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합참의장과 1군 사령관까지 연달아 호흡 곤란과 발작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순간, 내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증상은요. 강남역 감염자들처럼 이성을 잃고 사람을 물어뜯습니까?"


[아, 아닙니다! 그런 폭력적인 증상은 없습니다! 갑자기 온몸의 구멍에서 피를 쏟으며 기절했습니다. 지금 즉시 대한대 병원 VIP 병동으로 극비리에 이송 중인데... 그쪽 의료진들이 도무지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대한민국 군사력의 심장,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이 동시에 쓰러졌다. 그것도 강남 사태 직후에. 우연일 리가 없다.


'아버지... 강남에 푼 미친개들은 그저 눈속임(Decoy)이었군. 진짜 칼날은 윗물들의 목을 겨누고 있었어.'


바이오 테러의 기본. 대중을 공포에 빠뜨리는 것보다 더 확실한 통제 방법은, 국가의 무력을 통제하는 수뇌부의 심장에 독을 심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출발하죠."


[감, 감사합니다! 대한대 병원에 헬기 착륙장을 비워두라 지시하겠습니다!]


나는 전화를 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우 형. 기동대 1조 10명만 차출해. 무장 단단히 하고 지금 바로 옥상 헬기장으로 올라간다."


"어디로 가십니까?"


"대한대 병원. 아버지가 던진 두 번째 미끼를 물러."


나는 벽에 걸린 하얀 가운을 펄럭이며 걸쳤다. 가운 속에는 날 선 메스 두 자루가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서울 혜화동, 대한대 병원 VIP 병동 / 20분 후]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 의사들이 모여 있다는 명실상부한 의료계의 성지, 대한대 병원.


하지만 지금 VIP 병동의 분위기는 초상집 그 자체였다. 국방부 헌병대와 청와대 경호실 요원들이 층 전체를 통제하고 있었고, 내로라하는 대한대 병원의 교수진 수십 명이 회의실에 모여 식은땀만 흘리고 있었다.


"원인이 뭡니까! 장관님 상태가 왜 저러냐고요!"


국방부 차관이 책상을 내리치며 고함을 질렀다.


대한대 병원장 최 교수는 손수건으로 연신 이마의 땀을 닦으며 입술을 달싹였다.


"그, 그게... 독극물 중독을 의심하여 혈액 투석을 진행하고, 광범위 항생제와 스테로이드를 투여했습니다만... 다발성 장기 부전(MODS)과 파종성 혈관내 응고(DIC)가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산(Acid)이 혈관을 녹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른다는 소리 아닙니까! 당신들이 명색이 대한민국 최고라며! 당장 살려내지 못해!"


투두두두두-!


그때, 창밖으로 거대한 헬기 로터 소리가 들려왔다.


[천명 글로벌 의료 재단]의 로고가 박힌 대형 헬기가 대한대 병원 옥상에 착륙하는 소리였다.


잠시 후.


쾅!


VIP 병동의 육중한 유리문이 열리며, 검은색 전술 기동복을 입고 전술 방패와 가스총을 찬 천명 1기생 열 명이 군대처럼 밀고 들어왔다. 그들의 압도적인 위압감에 경호원들조차 무의식적으로 길을 비켰다.


그리고 그 기동대의 호위를 받으며, 내가 병동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뭐, 뭡니까 당신들!"


대한대 병원장 최 교수가 당황하여 소리쳤다.


"저한테 도움을 구하셔 놓고 푸대접이 심하시네."


나는 청와대 박태준 비서실장에게서 방금 받은 '대통령 특별 명령서'를 최 교수의 가슴팍에 툭 던졌다.


"이 시간부로, 국방부 장관 및 합참의장의 진료 및 생사 여부에 대한 모든 권한은 저, 천이환에게 위임되었습니다. 비켜주시죠. 돌팔이 선생님들."


나의 거침없는 도발에 대한대 교수들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


"천이환! 네가 아무리 그룹 회장 자리를 꿰찼다고 해도, 여긴 대한대 병원이야! 어디서 핏덩이 애송이가 감히...!"


흉부외과 과장이 삿대질을 하며 나섰다.


나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박철민에게 턱짓을 했다.


철컥.


박철민이 가스총의 안전장치를 풀며 흉부외과 과장의 앞을 거대한 체구로 가로막았다. 서늘한 살기에 과장은 움찔하며 뒷걸음질 쳤다.


"시간 없습니다. 환자 어딨습니까."


나는 그들을 무시하고 중환자실로 직행했다.


음압 병실 안에는 권태형 국방부 장관이 온갖 생명 유지 장치에 둘러싸인 채 누워 있었다. 그의 상태는 참혹했다. 눈, 코, 입, 심지어 모공에서까지 검붉은 피가 스며 나오고 있었고, 심박수 모니터는 미친 듯이 요동치고 있었다.


삐- 삑- 삑-!


[산소포화도 70% 미만! 경고!]


나는 환자의 침대 곁으로 다가가 상태를 살폈다.


[시스템: 신의 손(Lv.1) / 약점 포착 발동]


시야가 변하며 장관의 신체 내부 구조가 3D 스캔처럼 떠올랐다.


놀랍게도, 그의 혈관 속을 돌아다니는 것은 강남역에서 보았던 광견병 변이 바이러스가 아니었다.


아주 미세한, 마이크로 단위의 기계적 구조물.


'나노 머신...!'


내 몸속에 있는 것과 같은 종류였다. 하지만 내 몸에 있는 것이 '수리'와 '통제'를 목적으로 설계된 최고급 AI라면, 장관의 몸속에 있는 것들은 오직 세포를 파괴하고 혈관을 찢어발기기 위해 만들어진 일회용 '암살' 병기였다.


"독극물이 아닙니다."


나는 수술 장갑을 끼며 뒤따라 들어온 최 교수와 정부 관계자들을 향해 차갑게 선언했다.


"체내에 침투한 마이크로 로봇들이 혈관 내벽을 물리적으로 갉아 먹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백날 해독제 붓고 투석기 돌려봐야 혈소판만 굳히는 꼴입니다."


"마, 마이크로 로봇이라니! 영화 찍습니까? 그런 게 실존할 리가...!"


최 교수가 콧방귀를 꼈지만, 나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한수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메스. 그리고 에크모(ECMO) 최고 출력으로 세팅해."


"네, 회장님!"


한수진이 재빠르게 수술 도구를 세팅했다.


"잠깐! 여기서 무슨 짓을 하려는 겁니까! 여긴 우리 수술방도 아니고, 수술 동의도 안 받았습니다!"


최 교수가 기겁하며 막아섰다.


"이 환자 심장 멈추기까지 딱 5분 남았습니다. 동의서 받을 시간에 내가 배를 가르겠습니다. 방해하면 공무집행 방해로 쏴버려."


나는 무자비하게 최 교수를 밀쳐내고 환자의 침대로 다가갔다.


나노 머신이 혈관을 갉아 먹고 있다면,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피를 전부 빼내어 밖에서 기계적으로 '필터링'을 거친 뒤 다시 집어넣는 것. 극단적인 체외 혈액 정화술(Extracorporeal blood purification)과 자기장 분리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철민아, 제세동기 패드 가져와서 환자 허벅지와 목 정맥 쪽에 부착해! 전기 충격 줘서 놈들의 회로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킨다!"


"라져!"


나는 메스로 장관의 서혜부(허벅지 안쪽) 동맥을 망설임 없이 절개했다.


검은 피가 솟구쳤다. 나는 그곳에 에크모의 카테터(관)를 능숙하게 찔러 넣었다. 대한대 최고의 교수들도 혀를 내두를 만큼 정교하고 빠르고 자비 없는 손놀림이었다.


"차지 30 줄. 샷!"


퍽-!


전기 충격이 가해짐과 동시에, 나는 에크모의 펌프를 최대로 가동했다.


"도현아, 혈액 팩에 강력한 자석(Magnet) 패드 부착해! 피가 튜브를 지날 때 전자기 유도로 나노 머신 찌꺼기들 걸러낸다!"


"알겠습니다!"


투명한 튜브를 타고 장관의 검붉은 피가 기계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석 패드를 통과할 때마다, 눈에 보이지 않던 미세한 금속 가루들이 튜브 벽면에 검은 찌꺼기처럼 달라붙기 시작했다.


이 미친 응급 수술을 지켜보던 대한대 병원 의료진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현대 의학의 상식을 파괴하는 발상, 하지만 눈앞에서 환자의 산소포화도가 기적처럼 80%... 90%로 회복되고 있는 현실.


"바이탈 안정되고 있습니다! 혈압 110에 70! 출혈 멈췄습니다!"


한수진이 모니터를 확인하며 환호했다.


"하아..."


나는 피 묻은 장갑을 벗어 던졌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이대로 둔다면 체내에 남은 잔여 나노 머신들이 언제 다시 폭주할지 모른다. 가장 안전한 내 요새로 끌고 가야 했다.


나는 뒤에서 넋을 잃고 서 있는 국방부 차관을 쳐다보았다.


"보셨습니까. 대한대 최고의 엘리트들이 영안실로 보내려던 환자, 제가 단 10분 만에 지옥에서 멱살 잡고 끌고 왔습니다."


차관은 마른침을 삼키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시간부로 권태형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은 천명 외상센터 VVIP 병동으로 전원(Transfer)합니다. 딴지 거는 새끼 있으면 정부에서 알아서 밟아 주십시오."


나는 대한대 병원장 최 교수의 어깨를 툭 쳤다.


"병실 청소나 깨끗이 해두시죠, 선배님. 환자 빼앗긴 기분이 썩 좋진 않으시겠지만, 실력이 없으면 손가락이나 빨아야 하는 게 이 바닥 생리 아닙니까."


완벽한 모욕, 그리고 완벽한 힘의 과시.


나는 1기생들의 호위를 받으며 장관이 누운 이동식 침대를 밀고 당당하게 VIP 병동을 빠져나왔다.


[천명 외상센터, 최상층 이사장실 / 그날 밤]


국방부 장관과 군 수뇌부 환자들을 무사히 우리 병원 음압 병동에 가두는 데 성공했다. 그들의 목숨줄은 이제 온전히 나의 메스 끝에 달려 있었다.


"미친 영감탱이. 군 수뇌부를 인질로 잡고 쿠데타라도 일으킬 작정이었나."


나는 샤워를 마치고 가운을 걸친 채, 책상에 앉아 캔맥주를 땄다. 피로가 몰려왔지만 머리는 그 어느 때보다 차갑게 돌아가고 있었다.


"쿠데타가 아니라, 거래를 원한 거겠지."


이사장실 문이 열리고 민도현이 서류를 들고 들어왔다.


"회장님, 대한대에서 빼돌린 혈액 분석 끝났습니다. 역시나 천명 바이오에서 극비리에 연구하던 '암살용 나노 머신'이 맞습니다. 아마도 며칠 전 있었던 청와대 만찬에서 식수나 음식물에 섞여 투여된 것 같습니다."


"만찬이라... 그럼 타겟이 군 수뇌부뿐만이 아니겠군."


"네. 만찬 참석자 명단을 확인해 보니... 여야 당대표, 검찰총장, 대법원장까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상위 0.01%가 전부 있었습니다. 천무성 회장은 언제든 버튼 하나로 그들을 몰살시킬 수 있는 리모컨을 쥐게 된 겁니다."


나는 맥주를 들이켰다.


강남역의 좀비들은 대중의 공포를 조장하기 위한 연막. 진짜 목적은 국가의 심장부에 나노 머신을 심어놓고, 해독제(통제권)를 미끼로 정부를 자신의 발밑에 꿇리려는 수작.


"그럼 어떡합니까? 그 많은 VIP들이 연달아 피를 토하며 쓰러지면, 국가가 마비될 텐데요."


민도현이 초조하게 물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빈 캔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걱정 마. 아버지가 그들의 목에 칼을 들이밀었다면, 내가 방패가 되어주면 그만이니까."


나는 책상 위의 내선 전화를 들어 병원 원무팀장을 호출했다.


"나다. 지금 당장 재단 소속 VVIP 병동 50개 병상 전부 비워. 그리고 청와대 비서실장한테 연락해서 전해."


나는 창밖의 불 꺼진 서울의 도심을 내려다보며 뱀처럼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며칠 전 청와대 만찬에 참석했던 최고위층 인사들 전부, 증상이 있든 없든 비밀리에 우리 병원으로 입원시키라고 해. 털끝 하나 안 다치게 내가 다 살려내 줄 테니까."


아버지는 권력자들을 암살하려 했지만, 나는 그들을 내 병실에 가두고 내 목숨줄(권력)을 연장할 '최고급 인질'이자 '방패'로 삼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이, 이 거대한 '천명 글로벌 의료 재단'이라는 성채 안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진정한 '메디컬 콜드워(Medical Cold-War)'가, 나의 손아귀 안에서 통제되기 시작했다.


제2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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