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성공의 뒷모습. 공허와 상실.
0. 안녕하세요 영화돋보기 입니다. 이번에 소개드릴 작품은 <대부2>입니다.
1. 진작에 소개드렸어야할 작품이지만 다른 좋은 영화들도 소개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점차 미루게 되었는데, 드디어 하게 됐네요.
2. 대부 시리즈는 영화를 즐기는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입니다. 조폭 미화라는 말이 있지만,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그저 영화한 편일뿐, 오락의 일종이니까요. 여기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 다양한 컨텐츠에 대한 만남에 장벽이 생기는 꼴이니 가볍게 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민다면 작품을 만드는 태도에 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말이 좀 샜지만 영화 <대부2>는 정말 재밌는 작품입니다. 3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에도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흘러있는 마력을 지녔습니다. 수 많은 명화 중에서 극강의 오락을 여러분께 선사해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4. 이번에도 연출을 토대로 가볍게 그러나 제대로 톺아보겠습니다.
5.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정독에 유의해주세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
이 영화는 왜 오래도록 기억되는가
영화 <대부2>는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프리퀄이면서, 오랜기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입니다. 50년도 더 된 이 영화가 빛을 잃지않고 점점 더 선명히 떠오를 수 있는 걸까요. 그 이유는 대중성, 이 영화에 담긴 우아함과 비장미, 이야기의 완성도, 연출과 편집의 완성도 등도 있겠지만, 삶에 대한 통찰을 영화라는 틀 안에 장대하고도 뛰어난 오락성을 녹여 담아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 안에 담긴 삶의 통찰은 우리들의 인생에도 연결됩니다. 권력과 성공에는 질투심과 배신이 함께하며, 신의를 잃고 폭력과 거짓으로 점철된 삶의 종국은 사랑하는 이들을 놓치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을 마피아의 삶을 통해 담아냈기 때문일겁니다. 그에 관한 명대사가 바로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와 같은 대사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는 영화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겠지만요.
조명 : 음영을 강조한 이미지
이 영화의 촬영감독 고든 윌리스는 <대부>와 <애니 홀>, <맨해튼> 등 걸출한 작품의 촬영감독으로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그의 촬영의 특징은 빛과 검은색을 잘 활용하는 것입니다.
영화는 이미지를 통해 의미를 전달합니다. 어떻게 이미지를 완성하여 의미를 전달하는가에 대한 것은 영화라는 매체가 담아내야하는 가장 기본이자 전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매체이기에 어떻게 보이게 만드냐는 정말 매우 중요하죠.
그리고 영화 대부 시리즈에서의 촬영 감독인 고든 윌리스의 촬영에서의 조명은 아주 인상적입니다. 어둠의 세계에서 사는 마피아들의 삶, 그리고 마이클의 심리적 상태, 고전미 있는 이미지, 빛과 어둠의 대조를 통해 인물과 사회에 짙게 깔린 어둠을 빛과 어둠을 소묘한 이미지로 의미를 완성시키죠.
특히, 영화 <대부1>과 <대부2>에서는 주인공 비토 꼴리오네와 마이클이 뒷거래를 하는 모습에서의 빛의 활용, 비토가 파누티를 암살하는 장면에서의 서스펜스, 인물의 음영을 강조한 조명으로 마피아 세계의 무서움을 단 시간에 납득시키는 이미지를 축조해냅니다. 거기에 완성된 이미지들은 의미를 뛰어넘어 우아하고 비장미 있으며 고전미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이 작품 속 영화언어를 이해하고 영화 속 장면들을 파헤쳐본다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부1편과 2편은 여러번 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작품이니까요,
플롯 : 교차편집의 끝판왕
<대부2>는 과거 <대부1>편에서 마이클의 변화상을 극적으로 끌고온 교차편집 시퀀스를 영화의 주요 플롯으로 확장하여 영화 전체의 구성 원리로 구성한 작품입니다.
한 인물의 변화상을 교차편집으로 서사의 완성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것과 더불어 장르적으로는 서스펜스, 드라마의 효과적인 전개를 보여줬으며, 심미적인 전달력까지 갖추었죠. 그렇기에 말하자면 끝도 없을 정도로 뛰어난 완성도의 편집 구성을 가진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에는 새로운 영화 시대로 넘어가던 아메리카 뉴웨이브(뉴 할리우드)의 영향도 있었을 겁니다. 이전 할리우드 영화와 다른 새로운 영화의 문법, 전개, 구성, 사실주의, 염세주의 등 다양성이 포집되기 시작한 시기였으니까요.
즉, 대부1편과 대부2편은 당시 영화계 내에서 실험성을 띄기 시작한 대변동의 시기에 태어난 걸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교차편집이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꼴리오네 패밀리의 두목이 된 아들 마이클과 과거 꼴리오네 패밀리를 만들어낸 아버지 비토의 이야기를 비교하여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조직의 시초와 현재를 비교하여 보여주는 것이 무엇인지 집중하고 보도록 구성되어 있죠.
또한 영화의 배경인 혼란스러운 쿠바와 마이클의 심리적 변화를 교차하여 보여주는 장면들도 의미를 되새겨보면 흥미로우실 겁니다.
그럼, 이 영화의 플롯이 두 인물을 어떻게 비추는 지 아래 단락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이야기 : 아버지와 아들
두 인물의 차이는 현 세대와 구 세대의 차이. 즉, 시대의 차이를 보여주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가장 큰 것은 두 주인공이 삶을 대하는 차이에서 오는 변화상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비토 꼴리오네는 약한 자에게는 한없이 자애롭고, 강한 자에게는 강단있게 대하죠. 그리고 가정과 사랑하는 이들은 포용력 있는 리더십으로 점차 세력을 확장해나아갑니다. 이에 반해 거짓과 폭력을 대화 수단으로 삼은 마이클의 주변은 적만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가족들 조차도 그를 시기하거나 두려워하죠.
아버지 비토는 가까운 자들을 신뢰와 사랑을 기반으로 끌어안고 살아왔지만, 마이클은 거짓말과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누구도 깊게 신뢰하지 않죠. 그 결과 아버지 비토의 삶에는 조직의 성장과 성공, 신의가 삶에 자리잡았지만, 마이클이 사랑하는 이들은 모두 그의 곁을 떠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 영화는 교차편집과 오프닝과 엔딩의 대응을 통해 마이클의 고독한 삶에 대해 더욱 극적으로 전달합니다. 교차편집으로는 두 인물의 삶을 비교하며 차이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마이클의 삶이 어떻게 망가졌는 지를 효과적으로 비추었고, 오프닝 속 빈 의자와 엔딩 속 회상 장면을 통해 혼자 남은 마이클의 모습을 전하죠.
즉, 이 작품 속 이야기의 구조는 성공을 위해 폭력과 거짓을 일삼은 한 인물의 삶의 뒷모습을 전하고 있으며, 동시에 아메리카 드림의 허황됨을 시대의 반영을 통해 보여준 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짓과 폭력이 도달하는 곳 : 철저한 고독
영화 <대부 2>의 오프닝은 빈 의자를 비추며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마지막은 황량해진 가을에 혼자 앉아 고뇌에 잠긴 마이클의 얼굴을 담아내며 마무리되죠. 엔딩에서의 그는 조직의 성공과 안정을 이뤄냈지만 내면은 황망해진 그를 비추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또는 성공을 위해 내달린 삶의 과정에서 폭력과 거짓말, 불신, 권위에 의한 압박과 협박이 담겼을 때, 그 결말은 철저한 고독에 잠기게 되리라는 것을 영화는 오프닝과 엔딩의 대응을 통해 전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고 쓸쓸히 죽은 낙엽만이 나뒹구는 영화 속 계절처럼 말이죠.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자조
이 영화 속 이야기 배경은 이민자를 받던 성장 시기의 미국과 전쟁과 갈등이 판을 치던 미국을 배경으로 비교하며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극명한 차이는 아메리카 드림이라 불리던 자수성가에 대한 꿈의 유무가 담겨있죠. 그리고 이 영화는 마이클의 삶을 통해 아메리카 드림은 더 이상 없다고 못을 박고 있습니다.
두 인물의 시대상을 비교하며, 배려와 인정과 개개인에 대해 존중이 있던 과거와 달리, 이익과 성장을 위해서는 가족에게 조차 매정해지는 현재에 대한 조소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고독한 삶만이 고여있다는 것을 마이클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죠. 영화 <소셜 네트워크>도 유사한 이야기 구조와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으니, 만약 데이빗 핀처의 <소셜 네트워크>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원조격인 대부 시리즈에도 관심을 주셔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총평 : 대부1은 가까이, 대부2는 더 가까이
영화 <대부2>는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차편집 시퀀스가 영화 전체 플롯으로 확장되었을 때, 이야기의 품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증명한 최초의 영화가 <대부2> 이며, 프리퀄로서 이토록 큰 성공과 업적을 남긴 것도 <대부2>가 최초격의 영화죠. 그외에도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오락성, 이야기의 품과 층위, 이미지의 아름다움(비장미, 우아함), 삶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이야기까지! 왜 많은 이들이 이 영화에 대해 찬양 수준으로 사랑받는 지 직접 보신다면 납득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대부 2>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입니다. 안 보신 분들은 직접 극장에서 접해보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에서 봽겠습니다.
★★★★☆(9)
신의는 성공을, 불신과 거짓은 공허와 상실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