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로 보는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

by 영화돋보기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One Battle After Anoth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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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추석 연휴에도 일이 조금 있어서 늦었습니다. 이번에 리뷰해 볼 작품은 PTA의 신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입니다.


1.한 마디로 말하자면 이 작품은 진~짜 재밌습니다. 영화 속 여러 층위와 의미를 해석하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이 작품 자체가 지닌 장르적 연출적 재미가 매우 뛰어납니다. 3시간의 가까운 러닝타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한 치도 예상할 수 없는 전개와 독창적인 연출들이 합쳐져서 극강의 오락을 선사합니다


2. 그렇다고 일반적인 블록버스터 영화를 기대하신다면 다소 다른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PTA의 이전 작들보다는 대중적인 화법을 택하고는 있지만,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트랜스포머 라든가..)라던가 마블의 영화와 같은 느낌보다는 히치콕이나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의 결과 비슷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3. 올해 본 작품 중에서 <매스> 이후 오랜만에 만점 영화네요. 이번에도 연출을 기반으로 톺아보겠습니다.



카메라 : 타이트한 샷으로 전하는 따스함!
common_(1).jpg?type=w1 차갑고 이성적인 영화에서 따뜻하고 유쾌하게


이 영화의 장르는 액션 영화이기에 시각적 몰입도를 높이는 IMAX 화면비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화면에 잡히는 것들은 격렬한 액션 시퀀스보다는 인물들을 잡는 샷들이 휠씬 많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이 영화 속 인물들이 폭발물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현대 미국사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인종 간의 갈등, 이민자와 토착세력, 마약과 테러와의 전쟁이죠. 그리고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 모든 문제를 끌어안은 주인공 밥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스티븐 J. 록조(숀 펜), 퍼피디아 (테야나 테일러)가 각각 테러와 마약, 인종 갈등 및 토착세력 등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에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속 카메라는 PTA의 이전 작과 결이 조금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관조적이던 샷들이 많던 이전 작들과 달리 타이트한 샷들이 매우 많다는 것인데요. 관조적인 롱샷을 자주 사용하던 전작들과 다소 결이 다르죠.



답답할 정도로 인물을 화면을 가득 메운 인물들이 많은 이유는 차별과 문제들 속에서 폭발하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담기 좋은 촬영이기 때문이며, 동시에 인물들의 갈등의 발현이 영화 속 플롯으로서도 기능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 속 인물들의 감정을 담은 샷(아메리칸 쇼트, 미디엄 쇼트, 클로즈업)이 많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등장인물들 모두가 미국사의 폭탄 존재들이니까요. 이 영화 속 이야기와 맞닿은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단락들에서 더 상세히 후술 해보겠습니다.





사운드 : 깜짝깜짝! 두근두근! 서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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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사운드도 굉장합니다. <데어 윌 비 블러드> 이후, PTA의 영화에서 음악을 담당하는 조니 그린우드의 음악은 마치 살아 숨 쉬는 유기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영화 속에서 사용되는 사운드 조절은 이 영화 속 재미로 아~주 적절히 사용됐습니다.



우선 이 영화에서 사운드는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에서 악센트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서스펜스를 형성합니다. 대표적으로 거의 뮤트된 사운드에서 갑작스레 발생하는 사격 사운드 장면들 (<리코리쉬 피자>의 여주인공이 총살당하는 장면에서 모두들 화들짝 놀래더군요.) 밥(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딸 월라 퍼거슨(체이스 인피니티)가 군인들에게 잡혀가는 장면(여기서는 오히려 소리를 사용하지 않고도 큰 서스펜스를 만들어냅니다. 영화를 가지고 놀 줄 아는 것이죠.)



이외에도 조니 그린우드의 음악은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속 초시계음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물론 정반대의 의미로 사용됩니다. 놀란의 영화 속 사운드는 심장박동과 같은 사운드로 영화에 리듬과 몰입감을 극대화하지만 PTA의 영화 속 음악들은 불규칙한 사운드들로 우리에게 긴장감과 기이함, 그리고 인물의 심리를 청각화하는 마법을 선사하죠. <마스터>, <팬텀 스레드> 속 음악 및 사운드 연출이 떠올라서 개인적으로 즐겁게 봤습니다.



이 영화 속 사운드를 느끼시며 보아도 즐거운 감상이 되시지 않을까 싶네요. (한 번 더 볼까도 고민 중입니다.. )





이야기 1 : 범죄-액션 장르 아래에 흐르는 3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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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서두에서 말씀드렸던 이 영화 속 폭탄들(등장인물)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본류는 테러 조직과 백인 극우 세력 간의 갈등입니다. 사실 이 이야기만 따라가더라도 이 영화를 즐기는 데는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말 그대로 이 이야기가 메인이니까요. 그러나 조금 더 이 이야기를 파고들면 재밌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 영화가 미디엄 쇼트 이상을 고집한 이유 차별과 모순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캐릭터들에 대해 조금 설명해보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스틸컷



이야기 2 : 캐릭터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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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자 아빠, 혁명군 엄마, 백인 우월주의자 그리고 현재의 미국인들



(왼쪽부터 폭탄 제조 테러범+ 마약 중독자 밥, 현 미국인을 대변하는 인물 스티븐 J.록조, 프렌치 75 활동가 퍼피디아)


우선 주인공 밥 퍼거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입니다. 이 인물은 반 정부 단체 프렌치 75에 가입하여 폭탄을 제조 및 설치하는 백인 테러범입니다. 퍼피디아가 범죄를 저지르고 잡힌 날 이후 16년간 혼자 딸 월라를 키워왔죠. 16년이라는 도피 생활 속에서 그는 마약에 절어있습니다. 혁명과 자유를 외쳤던 그는 과거의 활동들로 인해 스스로 자유를 억압하는 꼴이 되었고 지금은 딸과 함께 조용히 산속에서 살고 있죠.



또 다른 인물 퍼피디아는 밥의 아내이자 프렌치 75 활동가입니다. 이 인물은 테러와 성욕을 동일시하는 매우 폭력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이죠. 그렇기에 매우 자기중심적입니다. 밥과 연인 관계임에도 적과 내연관계를 가지는 것(약점이 잡혔지만 무시해도 됐을 일이죠), 아이를 가졌음에도 무책임한 행동들, 본인의 자유를 위해서 하는 무책임한 선택들(동료들 기밀 공개), 본인의 자유를 위해 하는 행동들은 그동안 행한 것들과는 다른 아주 모순된 일들을 선택하죠.



이 영화에서 가장 재밌는 인물은 아마도 스티븐 J. 록조라는 것에 이견은 없으실 것 같습니다.



이 인물은 현재의 미국을 대변합니다. 우선 스티븐 J. 록조(숀 펜)의 캐릭터 설정은 상위층에서 도달하고 싶어 하는 계급 우월주의, 백인 우월주의라는 성격과 군인이라는 보수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등장하는 그의 마음 속은 백인만이 아닌 흑인 여성에 끌려하고 마조히스트적인 성욕까지 지닌 변태로 나오죠. 이러한 설정은 이민자들의 이득은 탐하고 마음껏 취하고 싶지만, 계급적 상승을 위해서는 이를 숨기고 배척하는 현재의 미국의 모습을 조소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영화 내내 같은 백인들에게는 비웃음 당하고 딸에게는 무시당하고 항상 고통받죠.



특히, 크리스마스 모험가(우월 백인 남성 모임) 장들에게 테러를 당하는 장면과 빈 책장에서 나치에게 죽듯 가스로 인해 죽는 장면은 사회적 이득을 위해 좋은 것만 취하고 불편함 배척하는 이중적인 태도에 징벌적인 연출을 보여주는 것이 아주 재밌는 설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탐욕으로 그의 일그러진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잡는 것도 이러한 태도가 영화 속 저류에 흐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모순된 지점은 이 영화 속 두 단체 프렌치 75와 크리스마스 모험가 클럽입니다. 두 단체는 서로 상반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슷하다는 점이 재밌었습니다. 프렌치 75는 이민자들의 자유와 해방을 표방했지만 테러단체라는 특성상 붙잡힌 인물들은 협박으로 인해 서로를 고발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점, 크리스마스 모험가 클럽은 본인들만의 고고한 취향(백인 우월주의, 백인 순혈주의 등)을 위해 같은 백인들을 서슴없이 죽이는 모습을 보이죠. 이러한 역설적인 모습에서 현 미국을 적절히 비추는 동시에 영화를 끌고 가는 동력으로서 기능합니다.



이 영화의 결말은 차별과 모순 속에서 남는 것은 서로를 향한 결속. 가족을 그리고 있기에 본류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도 정말 재밌고 좋지만 영화 속 역설과 모순점들, 차별과 갈등이라는 사회드라마, 가족 드라마 요소까지 따라가보신다면 더욱 입체적이고 즐거운 감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스틸컷





실소를 터뜨리는 유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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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유머가 넘칩니다.



이를 씁쓸한 블랙 유머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개인적으로는 풍자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치 SNL이나 스탠딩 코미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통렬히 전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피식피식 터지면서 보았던 것 같네요. 아마 PTA 영화 중에서 가장 웃긴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관객을 가지고 노는 희대의 카 체이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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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에서 누구나 감탄할 장면은 후반부 카 체이싱 장면일 겁니다.


어디서 그런 로케이션을 찾았는지는 몰라도 마치 산을 오르내리듯이 시점 쇼트와 롱 쇼트를 번갈아가며 보이는 그 장면은 정말 좋았습니다. 차들이 서로를 쫓아가며 지형으로 인해 위아래로 보였다 사라지는 카 체이싱은 그 자체만으로도 독창적이었으며, 추격 장면이 줘야 하는 본질적인 재미를 충실하게 만들어냈습니다.


카 체이싱 시퀀스라면 있어야 하는 빠른 리듬감을 깨부수면서 긴박감을 주었고, 추격을 통한 서스펜스를 주는 동시에 위아래로 넘실대는 차들을 보는 것이 웃기기까지 했습니다. 제게는 모든 것을 갖춘 훌륭한 장면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며 PTA의 영화적 재능에 정말 감탄하며 보게 됐습니다. 정말 완벽한 카 체이싱 시퀀스였습니다.



총평 : 이번에도 사랑 영화.
common_(3).jpg?type=w1 나이를 드시긴 하나 봐 점점 이성적이고 차가워지던 PTA 영화가 점차 따뜻해져가네?


사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이전 작 <데어 윌 비 블러드>보고 이 감독이 블록버스터를 만들었음 진짜 재밌지 않을까라며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바람이 이루어져서 참 기쁩니다. 이번 작품은 정~~말 재밌었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PTA는 작품 특징은 영화 속 리듬을 서사보다는 등장인물의 심리에 기반하여 만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화면 속 미장센 배치와 카메라 구도, 편집, 음악까지 모두 동원하여 아주 디테일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영화를 직조해 내죠. 그렇기에 PTA는 현존하는 감독 중 가장 뛰어난 영화감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서사<심리를 표현하는 연출 방식이 대중영화들과 달라 뻔하지 않게 다가오는 동시에 영화 언어적으로도 효과적이니까요. 이미지를 통한 사유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이번 작품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를 보고 난 느낌은 '아.. 이번에도 사랑이구나.. 근데 참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전작들은 인간이 가진 사랑이란 감정에서 모순된 지점에 집중한 작품이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전부 비호감에 어딘가가 뒤틀려있는 인간들 뿐이었죠. (애정결핍, 마조히스트, 사디스트, 우울증 환자 등등)



그러나 전작 <리코리쉬 피자>부터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사랑이 가진 다채로운 지점을 다루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성장과 행복감을 그려내기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물론 휴머니즘 영화와는 거리가 멀지만요.. ) 이번 작품도 그렇습니다. 외양은 범죄 액션 로드 뮤비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를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차별받고 외면받는 세상 속에서 결국 남는 것은 가족이란 것을 담아냈기에 사람이 좀 따뜻해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튼 위에 장황하게 쓴 것처럼 정말 재밌는 작품입니다.


아직 안 보셨다면 추천드릴 수 있는 작품이니 꼭 극장에서 보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

미국을 비웃는 PTA! 폭발하는 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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