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역량 중심 교육, 학생 자치
“선생님, 학부모들이 자꾸 평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해요. 요즘 초등학생들은 시험도 안 보고, 학교에서 점수도 안 알려주니까 자녀가 잘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고요.”
“통지표의 수행평가에서 ‘잘함, 보통, 노력요함’ 3단계로 평가 결과를 알려드리고 있잖아요.”
“그런데 대부분 ‘잘함’으로 나오잖아요. 예전 같으면 80점을 받는 아이도, 100점을 받는 아이도 모두 ‘잘함’으로 표시되니까요.”
“교과학습발달상황란에 학생의 수업 참여와 특성을 구체적으로 적어두었으니, 그걸 참고하면 되지 않을까요?”
“글을 읽어도 잘 모르시겠다네요. 예전처럼 점수로 딱 하고 나오면 좋겠다면서요.”
몇 년 전, 초등학교에서는 국가 수준의 학업 성취도 평가가 폐지되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같은 시험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성취를 점수로 평가하여 가정에 알렸습니다. 하지만 경쟁을 완화하고 학생의 학습 과정과 능력을 중시하는 평가로 전환하면서 성취도 평가는 초등학교에서 사라졌습니다.
학생들은 이를 반겼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시험이 없으면 공부에 소홀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성취도 평가 결과가 가시적인 점수로 통지되지 않으니 자녀의 학습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불안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 수행평가만으로 학습 성취도를 평가하고 통지하는 것이 낯설었습니다. 그래서 형식적이었던 수행평가를 보다 정확하게 운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수행평가의 문항지를 만들 때부터 어떻게 하면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성취도 평가에 비해 도외시했던 수행평가를, 목적에 맞게 운영하려니 쉽지 않았습니다.
수행평가 준비만큼 어려웠던 것은 결과 통지였습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운영하는 ‘잘함, 보통, 노력요함’의 3단계 평가는, 특히 ‘잘함’과 ‘보통’의 기준 설정이 모호했습니다. 예를 들어, ‘줄넘기 2단 뛰기를 할 수 있다’라는 평가 항목에서 2단 뛰기를 못 하면 ‘노력요함’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1회라도 성공하는 경우 ‘보통’으로 할지, 또래 평균에 도달하면 ‘보통’으로 할지 애매했습니다.
한동안 교사들과 협의하여 3단계 대신 ‘성공, 도전’ 2단계로 평가해보기도 했습니다. 주어진 평가 기준에 도달했는지 여부만 판단하니 객관성이 높아졌고, 학생들도 수행평가 결과를 신뢰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최소 기준에만 맞추려는 경향이 나타났고, 성취도가 높은 학생에게 특별히 인정해 주기를 원하는 교사들의 의견에 따라 다시 3단계 평가로 돌아왔습니다.
교과학습발달상황의 기록도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학생의 학습 태도와 과정 등을 서술하여 학습 발전에 도움을 주고 학부모와 소통하는 목적이지만, 긍정적인 표현만 쓰도록 하는 한계가 있어 원하는 내용을 온전히 전달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결과, 수행평가와 서술형 평가를 보고도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습 상태를 명확히 알기 어려워 상담 때마다 “우리 아이가 잘하고 있는 건가요?”라고 묻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성취도 평가를 부활해 학생들을 점수로 줄 세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게다가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등 교과의 학습만을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대화 예절, 책임감, 협동심 같은 능력도 평가해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알려주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던 중에 교육과정이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처음으로 낯선 용어를 듣게 되었습니다. 바로 ‘역량’이었습니다.
“선생님들, 2015 개정 교육과정 연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번에 바뀐 교육과정의 가장 큰 변화는 ‘역량’입니다. 그래서 이번 교육과정을 ‘역량 중심 교육과정’이라고도 부릅니다.”
‘역량? 또 뭔가 새롭게 등장했네?’
“역량은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갖추어야 할 능력을 말하는데요, 특히 학교에서 길러주어야 할 대표적인 역량을 뽑은 것을 ‘핵심역량’이라고 해요. 이 핵심역량은 너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또 새로운 것이 등장하였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핵심역량이 중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학생들에게 역량을 길러주어야 합니다.’라는 말을 듣다 보니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교육과정의 교육목표에 바라는 인간상과 함께 핵심역량이 자리 잡기 시작하였고, 수업 지도안에도 이제 해당 수업에 어떤 핵심역량을 길러줄지 쓰는 칸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시키니까 억지로 찾아 넣었는데, 핵심역량을 적었다고 해서 실제로 그 역량이 길러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하고 싶었습니다. 역량이라면 교과 학습뿐만 아니라 학생이 학교에서 길러야 할 중요한 것들을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역량에 대해 찾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역량’이란 무엇일까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역량이란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지식, 기능, 태도, 가치를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평소 심폐 지구력이 뛰어난 학생이 있지만, 실제 육상 대회에서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능력’은 가지고 있는 힘이라면, 실제로 상황에 맞게 발휘하는 힘이 바로 ‘역량’입니다.
그렇다면 ‘핵심역량’이란 또 무엇일까요? 핵심역량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서 창의융합형 인재가 되기 위해 꼭 갖추어야 할 6가지 역량입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그림 1]에서 보듯이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공동체 역량, 협력적 소통 역량(이전의 의사소통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을 핵심역량으로 선정했습니다.
저는 이 ‘역량’을 교육 활동에 반영하기 위해 연구했고, 저만의 방식으로 역량 중심 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실천하고 있는 ‘역량 중심 교육’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교육과정에 제시된 6개의 핵심역량은 범위가 넓어 교실에서 즉시 활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물론 교과마다 교과역량이 설정되어 있지만, 역량은 수업뿐 아니라 학교 생활 전반에서 발현될 수 있기에 교과 역량 대신 핵심역량의 세부역량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핵심역량별 세부역량을 선정할 때 참고한 자료는 DeSeCo 프로젝트와 관련된 논문(소경희, 2007; 이광우 외, 2009; 이근호, 2013)과 ‘OECD 국가의 21세기 기능과 역량’ 보고서였습니다. 이후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수정할 때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의 연구 보고서와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의 핵심역량 기초 학습능력 개발 연구’(김유리, 2021) 등을 참고하였습니다.)
세부역량 선정 시 주안점을 둔 사항은 핵심역량과의 연관성이 있는지, 초등학생들이 학습과 생활에서 발휘할 수 있는지,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해 필수적인지 등이었습니다. 새로 정리한 세부역량도 실제 학급에서 적용해 보면 필요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부역량을 설정한 이후에는 포괄적 개념을 가진 핵심역량이 더욱 구체적으로 보였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교육 활동을 세부역량에 맞춰 분석할 수 있어 더 명확한 평가와 지도도 가능해졌습니다.
저는 학기 초에 학생들이 어떤 역량을 기를지 미리 고민해 볼 수 있도록, [그림 3]과 같이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핵심역량별 세부역량 소개 자료를 제작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각 역량을 하나씩 읽어보면서 자신이 역량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해 보도록 하니, 그 과정에서 더욱 흥미를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핵심역량을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에도 반영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총론에는 그토록 강조되던 역량이 실제 수업과 관련된 각론에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교과 수업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다만 총론의 핵심역량이 각 교과의 특성에 맞게 변형되어 교과 역량으로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교과 역량은 교과별로 학생들이 학습 과정에서 개발해야 할 구체적인 능력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초등 사회과의 교과 역량은 창의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 및 의사결정력, 의사소통 및 협업 능력, 정보 활용 능력으로 설정되어 있어, 총론의 핵심역량과 유사하지만 사회 교과의 특성에 맞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교과 역량은 성취기준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전에는 ‘~할 수 있다’로 성취기준을 제시하여 학생이 해당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중시했다면, 역량을 반영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한다’와 같은 표현으로 실제 발휘 여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수업 목표도 ‘알거나 이해하는 것’에서 ‘할 수 있는 것’으로 변화시켰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평가하기보다는 실제로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국어 토론 수업에서는 이전에는 토론 순서, 방법, 규칙을 잘 아는지에 집중했다면, 역량 중심으로 목표를 설정하면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말하고, 경청하는 경험을 쌓도록 수업을 구성했습니다.
이처럼 수업 목표를 역량에 맞추다 보니,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필요성도 자연스럽게 커졌습니다. 국어의 성취기준인 ‘[6국04-04] 관용 표현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활용한다’의 경우, 기존에는 학생들이 관용어나 속담을 많이 알게 하는 데 초점을 두었지만, 역량 중심 수업에서는 관용 표현을 활용하는 데 집중하여 책을 읽고 적절한 관용 표현으로 바꾸어보는 학습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체육의 성취기준인 ‘[6체03-07] 네트형 게임 방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게임을 유리하게 전개할 수 있는 전략을 탐색하고 적용한다’의 경우, 이전에는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와 같은 네트형 게임의 기본 기능을 익히는 수업을 주로 진행했지만, 역량 중심으로 수업을 재구성하면서 학생들이 경기에서 팀원들과 전략을 상의하고 이를 시합에 적용해 보는데 초점을 맞추어 지도했습니다.
역량은 평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평가에서 세부 역량을 반영하기 위해 [그림 5]와 같이 평가 기준의 루브릭 채점 방식을 사용하여 세부 역량별로 평가 요소를 나누었습니다.
역량을 평가에 반영하니, 수업에서도 역량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기 쉬워졌습니다. 평가된 세부 역량은 학습일지와 연계해 점수화하여 학급일지에 학생의 학습 활동을 기록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뿐 아니라 교과 학습 발달사항까지 역량에 기반해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제 교실에서 가장 특별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학급일지를 꺼내 보여줄 것입니다. 저희 반의 학급일지는 제가 운영하는 교육활동, 즉 교육과정과 학급 경영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자료로, 핵심은 바로 '역량'입니다.
학급일지는 많은 선생님들께서 활용하실 겁니다. 저도 초임 교사 시절에 옆 반 선생님께 기록의 중요함을 배우고 학급일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학생들의 수업 태도, 발표, 과제 수행, 역할 수행 등을 점수화하여 기록하고, 일정 기간마다 이를 합산해 보상을 제공했습니다. 이러한 기록 덕분에 저도 학생들을 더욱 꼼꼼히 지도할 수 있었고, 학생들도 자극을 받아 학교생활에 열심히 임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학급일지에는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더라도 무엇을 잘했는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웠고, 학생들이 금세 적응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교육적 효과가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저는 핵심역량과 세부역량을 반영한 '행복성장 학급일지'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역량을 통해 학생들이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돕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이름 지었지요.
[그림 7]은 실제 학급에서 운영했던 ‘행복성장 학급일지’입니다. 매일 학생들의 수업 태도, 발표, 일기 및 과제 수행 여부, 학습 성취도를 점수화하여 반영했습니다. 점수는 매우 우수하면 ☆(5점), 우수하면 ◎(3점), 보통이면 ○(2점), 부족하면 △(-1점), 참여하지 않았으면 ×(-3점)으로 표시하였습니다.
이렇게 학급일지를 구성하니 여러 가지 장점이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학습 활동과 태도를 통합하여 기록했다면, 이제는 세부역량별로 기록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기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학생들은 수시로 찾아와 자신의 학급일지를 확인하며 놓친 과제나 부족했던 역량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학급일지에 역량별로 학생들의 활동을 기록했지만, 이 기록만으로는 학생들의 역량 수준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한 달마다 엑셀 프로그램을 활용해 통계를 내보았습니다. 여기에는 교실 수업뿐만 아니라 전담 수업, 방과 후 수업, 자치 활동, 동아리 활동의 결과도 포함시켰습니다.
아직 부족합니다. 이렇게 봐서는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역량을 쉽게 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통계를 바탕으로 예쁘게 그래프를 그려보았습니다.
이제 훨씬 보기 좋아졌습니다. 오른쪽에는 한 달간의 세부역량 점수가 기록되어 있고, 왼쪽에는 방사형 그래프로 학생의 핵심역량 수준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초록색 기준선을 표시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역량이 기준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쉽게 알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림 9]의 학생의 경우, 의사소통 역량은 기준을 웃돌았지만 공동체 역량은 다소 부족함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더 구체적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 많기 때문에 뒷면에는 이번 달에 강점을 보인 역량과 부족했던 역량을 바탕으로 분석한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역량 그래프는 가정에 배부하고, 파일철에도 보관하도록 했습니다.
[그림 10]을 보면 이 학생은 이번 달에 기초 학습 능력, 듣고 말하기, 협동심에서 강점을 보였고, 건강 관리와 또래 관계에서 약점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서술하며 칭찬할 점과 조언할 점을 구분해 작성했습니다. 이 자료는 이후 NEIS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기록에도 활용하였습니다.
이러한 역량 그래프를 통해 저뿐만 아니라 학생, 학부모도 몰랐던 학생들의 역량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매달 학생들이 발전한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며, 학생들에게는 구체적인 피드백과 타당한 칭찬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역량을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역량을 교육과정, 수업, 평가뿐 아니라 학급 경영에까지 적용한 '역량 중심 교육'을 운영해 보면서 부족한 점도 느꼈습니다. 먼저 교사의 노력이 많이 요구됩니다. 매일 학생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이를 학급일지에 기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한 달마다 점수를 합산해 결산하는 과정 또한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저 역시 매 학년이 시작될 때마다 '올해는 역량 중심 교육을 그만둘까?' 하는 고민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역량 중심 교육이 주는 장점 덕분에 매번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역량 중심 교육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교육과정, 수업, 평가가 더욱 내실 있게 운영됩니다. 역량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학생들이 실제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하며, 세부 역량에 따라 평가를 진행하다 보니 교육이 훨씬 알차게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학급일지에 역량별로 기록하면서 학생들을 면밀히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 개인별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빠르게 파악하고, 맞춤형 지도가 가능해졌습니다. 학생들도 선생님이 늘 지켜보고 기록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더 신경 써서 행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과제나 안내장을 잊지 않고 챙기는 습관을 길러 주며,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도록 지도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담 자료로서의 효과가 뛰어났습니다. 매달 가정에 배부되는 역량 그래프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보여준 역량을 시각적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의 장점과 개선이 필요한 점을 구체적으로 안내할 수 있었으며, 학생 상담이나 학부모 상담 시 자료로도 유용하게 활용했습니다. 이러한 객관적인 자료 덕분에 상담 시 교사의 의견에 신뢰가 더해져 상담의 효과가 컸습니다. 이 점이 아마 제가 역량 중심 교육을 계속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역량 중심 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학급 교육 활동에 역량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물론, 저의 방식은 한 학급에 한정된 시도였기에 객관성이 낮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접근이 다른 선생님들에게 작은 참고가 되어 발전의 발판이 될 수 있다면, 더 의미 있는 교육 방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