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긴 습작의 시간 3부 : 가야 할 길, 순응의 길
[ 그러합디다 ]
누구이든가 애써 그러합디다
이별은 쓰라린 헤어짐이 아니라고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그냥 그러한 인연이라 합디다
아무리 미련이 남는다 해도
속절없이 헤매는 아쉬움이라면
구태여 허한 이슬일랑 가까이 말고
웃음 지어 눈길 건넵시다
혹여 버거움이라도 찾아들면
긴 한숨으로 멍든 가슴 쓸어내어
공중에 고스란히 드리우고
서럽다 목청 돋우어 내시구려
그러하다 보면 잊히어 가리니
무정한 세월 아롱진 찻잔에 담아
인내의 선약인 양 머금고서
기약마저 못 할 날을 주시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