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출근길에 건강 관련 영상을 보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접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채소라도 단점을 집요하게 들추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는 것이다. 영상 속 의사 선생님의 말은 대략 이랬다. 어떤 음식이든 마음만 먹으면 단점을 부각시켜 그 가치를 순식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것.
예를 들어 계란. 단백질과 영양이 풍부해 슈퍼푸드로 꼽히지만 콜레스테롤 때문에 너무 많이 먹으면 안 좋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계란이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일까? 아니다. 그 작은 결점쯤은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장점이 너무 크고, 포기하기엔 너무 아쉬운 재료이니까. 다만, 그 결점을 적절히 조절하며 몸에 해롭지 않도록 섭취하는 것만이 필요할 뿐이다.
내가 유치원에서 만나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단점이 없는 아이는 없고, 장점이 없는 아이도 없다. 단지, 단점만 보는 어른들이 있을 뿐이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내 아이들을 키우며 나는 자연스레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나는 완벽을 요구하는 부모님 아래에서, 매 순간을 칭찬보다는 평가와 비판을 받으며 자라왔다. 시험에서 한 문제를 틀리면 100점 중 받지 못한 1점에 주목하는 식이었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내 안의 어린아이는 자주 주눅이 들었고 스스로를 의심하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나는 나의 장점이 무엇인지 자주 잊었다. 대신 내 단점은 언제나 또렷했다. 조금 더 완벽해지려고 하고, 결점 없는 사람이 되려 애썼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나를 지치게 했고, 무거운 짐처럼 마음을 짓눌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을 바라보며 깨달았다.
완벽하지 않은 모습 속에서도
아이들은 충분히 빛난다는 사실을.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것처럼 나 역시 결점 속에서 성장할 수 있고 부족함 속에서 나만의 색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완벽함을 좇는 대신, 그저 흐름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 그 시선 속에서 작은 자유와 위로를 느낄 수 있었다.
올해 나와 함께하는 아이들을 떠올려본다. 도움이 더 필요한 아이가 있는가 하면, 말하지 않아도 척척 해내는 아이도 있다. 잘하고 못하고 좋고 나쁘고를 가르는 평가 속에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이미 반짝이는 존재임을 잊지 않으려 한다. 아이들이 가진 빛나는 원석을 발견하기 위해 더 많이 바라보고 , 더 깊이 귀 기울이며, 더 자주 아이의 세상을 들여다보는 교사가 되고 싶다. 그리고 그런 노력을 하는 나 자신에게도 '꽤 괜찮은 교사'라고 조용히 손을 들어줄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조금 느리더라도,
조금 서툴러도,
그 안에 숨은 원석 같은
빛을 발견하는 밤.
아이의 세상을 들여다보고,
아이의 가치를 읽어보는 밤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