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한창 인테리어를 준비할 때였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늘의 집을 들락거리며 나름대로의 목표가 하나 있었더랬다. 바로 집들이 콘텐츠를 발행하는 것.
집들이 콘텐츠는 가입자 누구나 작성할 수 있지만 정해진 집들이 피드에 소개가 되려면 에디터의 컨택이 있어야만 했다.
리모델링이 끝날 즈음 관종력이 상승한 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하나 개설했고 틈틈이 집 사진을 올려놓았었다. 그리고 감격스럽게도 생각보다 빠르게 에디터로부터 집들이 콘텐츠를 제안하는 DM(Direct Message)이 왔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입사 합격 메시지를 받을 때보다 기뻤던 것 같다. 또다시 노트북을 꺼내 밤샘 작업을 이어갔고 그렇게 완성된 나의 콘텐츠가 집들이 피드에 올라가게 되었다.
제목부터 느껴지는 지난날의 고통..
하지만 영광도 잠시, 알고 보니 이 집들이 콘텐츠는 하루에도 4-5개씩 업로드가 되고 있었더랬고 내 글은 일주일 만에 메인 페이지에서 사라지게 된 것... 은 못 본 걸로 하련다.
연초 시무식 날 회사에서 포춘 쿠키를 나눠줬었다.
이때만 해도 내가 이렇게 인테리어는커녕, 이사를 하게 될 줄도 몰랐는데 이 또한 새로운 도전과 목표 아닐는지. (그 도전과 목표가 회사 업무가 아니라서 그렇지)
돌아보니 2024년은 특히나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해였다. 새 보금자리와 함께 인생의 2막을 시작한 느낌.
하자 보수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피 땀 눈물이 담긴 우리 집은 여전히 나의 취향 그 자체이다.
지난날 나에게 집이란, 깔끔함과 편안함 정도였달까. 그래서 그 오랜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한결 같이 살면서도 딱히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이사와 리모델링이란 것을 하며 느낀 점은 집이라는 공간이 단지 먹고 자는 생활의 필수 요소뿐 아니라 행복을 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요즘 나는 거실 한편에 자리 잡은 남편의 로망, 안마의자에 기대앉아 바라보는 우리 집 뷰가 행복하다.
퇴근 후 현관 중문을 열면 펼쳐지는 공간이 퍽 마음에 든다.
공간이 주는 행복.
지난날의 피 땀 눈물로 만들어진 이곳에서 나는 작지만 큰 행복을 느끼며 매일을 살고 있다.
새로운 공간에서 또 한 번 단단한 삶이 채워지길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