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경고등
연석에 타이어를 스쳤는데
딱 보기에도 휠까지 보기 싫게 까졌다.
연석에 타이어를 긁은 나는
몰래 중고 타이어로 교체하고 조용히 넘어갈 줄 알았다.
사실 그 순간만큼은 완벽한 해결책처럼 보였다.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타이어는 교체됐고
차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멀쩡해 보였다.
남편이 자꾸 차가 이상하다고 했다.
"공기압 경고등이 왜 계속 떠?"
"타이어가 좀 거시기한 거 같은데?"
조용히 덮으려던 사고는 결국 남편의 센터행으로 이어졌다.
타이어 점검 결과는 참담했다.
중고 타이어는 실펑크가 나 있었고 제조일자는 2019년.
차는 2023년식인데 타이어는 4살이나 더 먹은 거였다.
정비사님은 쫑알쫑알 설명했다.
남편은 뭣도 모르고 당황한 채
전화 넘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그저
"미안혀..."
결국 미쉐린 타이어로 교체하고 결제 금액은 574,000원.
타이어와 휠은 연석에 닿았지만
가격은 내 심장을 긁고 지나갔다.
연석아. 너 진짜 그렇게까지 다가왔어야 했냐.
공기압 경고등아. 너는 왜 그렇게 고자질을 잘하니.
나는 단지 잠깐의 탈선을 했을 뿐인데 벌은 생각보다 길었다.
(할부 3개월, 이제 겨우 2회 차 납부 완료)
가끔은 사소한 실수가
생각보다 긴 값을 치르게 한다는 걸
연석 하나에 몸소 배웠다.
어쩌면 인생의 많은 부분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은 문제를 감추려다 더 큰 문제를 만들고
결국에는 당장의 편함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타이어 하나의 이야기가 내게 준 교훈은 의외로 크다.
나는 이제 574,000원짜리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산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