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완벽주의 : 뒤틀린 세상에 맞서 불완전하게 살아가는 법

심리학 이야기

by 이상혁 심리상담가

완벽주의라니, 하, 그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무거워지지 않으세요? 완벽해야 한다... 이건 마치 사회가 우리에게 주입한 어떤 강박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늘 최고여야 하고, 매번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이 세상 무수한 사람들 중 몇 명이나 스스로가 괜찮다고 느끼며 살아갈까요?


사실 완벽이라는 것은 사전 속 단어일 뿐, 현실에서는 작은 실수 하나로 모든 게 흔들리기 쉽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의 인간적인 모습이죠.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완벽해 보이려 애쓰고 있어요. 이제 그 짐을 조금은 내려놓아도 되지 않을까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이거예요. 스스로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허락하는 겁니다. 우리가 쫓고 있는 ‘완벽’이라는 건 사회가 만들어 낸 일종의 판타지에 불과해요. 그 누구도 완벽할 수 없으니까요. 종종 완벽이란 우리 존재를 억누르는 채찍이 되기도 하죠. 그러다 보면 결국에는 그 무게에 눌려 도망치고 싶은 순간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세상이 정해둔 기준 대신, 자신만의 기준을 찾아 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무조건 잘 해야 한다, 잘 하는 건 이런 거다, 이렇게 해야만 한다" 등등의 사고방식이나 기준은 어차피 타인이, 그러니까 다른 누군가가 그들의 필요에 맞게 만들어 놓은 것이니까요. 여러분 자신만의 적절함을 찾고, 그에 맞춰 나아가 보세요.

완벽주의를 추구하다 보면 휴머니즘을 잃기 쉬워요. 다른 사람에게도 완벽주의를 강요하게 되거든요. 정밀함을 지상 목표로 설정한 냉혹한 기계처럼 되는 거죠. 저는 완벽함보다는 오히려 작은 성취와 실패를 경험하는 삶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벌이는 사소한 성공과 실패들이 결국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니까요.


실수를 했다면? 그냥 웃어버리세요.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즐기세요. 삶의 무게에 짓눌려 어깨가 처진다 해도 웃을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겁니다. 또 다시 시도하면 되요. 불완전성은 결코 나약함이 아니예요. 오히려 그걸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완벽에 가까워지는 겁니다. 웃기죠? 아이러니, 그게 삶의 본성입니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완벽주의라는 압박감에 스스로를 갉아먹기보다는 조금 느슨하게, 관대하게 나 자신을 대하는 게 더 건강한 삶의 방식입니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만 몰두하다가 내 안의 작은 성공들마저 놓치고 있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완벽주의자들이 누리는 성취감은 아주 잠깐이고, 또 다른 완벽을 쫓아 끊임없이 달려가야 합니다. 이것이 과연 제대로 된 삶 일까요? 부족하고 때로는 서툴러도, 그 자체로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 주는 것이 완벽해지려 애쓰는 것보다는 훨씬 더 괜찮은 기분이 들 거예요. 기억하세요. 진짜 삶이란 스스로의 불안과 흔들림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또 하나 말할 게 있어요. 정말 중요한 것. 바로 타인의 도움을 받아들이는 용기입니다. 완벽주의자들은 종종 "내가 다 해야 해"라는 강박에 시달리면서도 다른 사람에게는 도움을 청하지 않으려 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도움을 구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훨씬 인간다운 모습을 경험할 겁니다.


인간적이라는 건 서로의 따뜻함을 주고받는 거예요. 우리 모두 때때로 실패하고, 실수하고, 웃고 울면서 살아가니까요. 그러한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보듬어 주는 순간, 완벽함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게 됩니다.


이제 완벽주의의 무게를 조금 내려놓고,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때가 왔습니다. 편안하게 실수하세요. 놓치지 말아야 할 건 완벽이 아니라 '삶', 그 자체니까요.





keyword
월, 금 연재
이전 07화유기 불안: 네가 떠날까 두렵고, 혼자 남는 게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