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문제가 반복될 때, 한 걸음 물러서는 법
가까운 사람과 크게 다툰 적이 있는가.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야
“그게 갑자기 터진 게 아니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오랫동안 이어진 관계에서 비슷한 다툼이 자꾸 반복됐다.
싸우고 나서는 항상 ‘이번 한 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돌아보니,
같은 패턴이 몇 달째 이어지고 있었다.
갑자기 터진 게 아니었다.
징후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다만 그 흐름을, 내가 보지 않았던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 이렇게 온다.
갑자기 생긴 일처럼 보이지만,
그 앞에는 늘 긴 흐름이 있다.
우리는 보통 세상을 ‘사건’으로 이해한다.
무언가 일어나면, 그 사건에 반응한다.
“오늘 실수했어. 다음엔 더 조심하면 되지.”
“또 다퉜어. 이 사람이 문제야.”
“또 실패했어. 내 의지가 약한 거야.”
이런 방식은 사건 하나에 반응하고 끝낸다.
비슷한 사건이 또 오면,
또 비슷한 방식으로 반응한다.
결국 똑같은 사이클을 반복하게 된다.
구조를 보는 눈은 다르다.
사건 앞에서 멈추지 않고, 한 발 물러서서 묻는다.
“왜 이 시간대에 항상 실수가 나올까.”
“우리가 다투는 상황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내가 이 패턴을 반복하게 만드는 건 뭘까.”
이 질문들은 사건이 아니라 구조를 향해 있다.
그리고 구조가 보이면,
비로소 ‘어디를 바꿔야 하는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경계가 불분명한 사람이 있다.
부탁을 받으면 싫어도 거절하지 못하고,
결국 원하지 않는 일을 떠안는다.
그리고 나중에 지쳐서 화를 낸다.
이 사람이 나쁜 사람이어서 그런 걸까.
관계가 나빠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그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상대가 부탁하면 거절하지 못하는’ 하나의 패턴이다.
즉, 이 사람 안에서 반복되고 있는 구조다.
이 구조를 보지 못하면,
사람을 바꾸고, 관계를 바꿔도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결국 비슷한 자리에서 똑같이 지치게 된다.
반대로, 이 구조를 보기 시작하면 달라진다.
“나는 왜 매번 거절을 못 할까.”
라고 나를 탓하는 대신,
“어떤 상황에서 내가 거절을 더 어려워하는가.”
라고 내 안의 패턴을 살펴볼 수 있게 된다.
구조가 보이면 자책이 줄어든다.
자책이 줄어든 자리에,
비로소 실제 변화가 들어올 수 있다.
— RISA™ 별이온
시스템을 보는 눈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시작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어떤 상황이 반복될 때,
이 질문을 한 번 떠올려 보는 것이다.
� 이 결과를 만들어낸 흐름은 무엇인가.
이 한 문장이
시선을 ‘사건’에서 ‘구조’로 옮겨준다.
처음엔 조금 어색하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계속 반복해서 물어보면,
조금씩 자연스러워진다.
이것이 시스템 사고의 시작이다.
같은 문제 앞에서,
한 걸음 물러서 보는 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