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업은 어떤 특징을 가지는가? (2)
3. 재무관리
제조 원가에 대한 이해와 끊임없는 혁신
좋은 기업은 경쟁 우위를 누리고 있어야 한다. 경쟁 우위는 동종 업종 안에서의 높은 영업이익률과 높은 시장 점유율이 필요하다.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현 상태만을 유지해서는 최고의 기업이 될 수는 없다. 시장의 파이는 한정되어 있고 경쟁 업체는 1등 기업의 독주를 지켜만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눈에 불을 켜고 1등 업체를 추월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1등 기업이 굳건히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거나 또는 제품 생산을 더욱 효율화, 최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자를 통해서 이익이 창출되기까지는 5-10년의 시간이 소요되거나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서 실패할 수도 있지만 후자는 더 '빠른 시일' 내에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제품 생산을 효율화,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재무 관리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제품에 대한 분석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다.
-제품의 원가
제품의 원가가 타 기업에 대비해서 비싸다면 유통 과정을 축소하거나 공급 업체를 다양화하여 공급 업체 간 가격 경쟁을 시킴과 동시에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제품을 공급받는데 이 나라 저 나라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완제품의 가격보다 원자재 비용이 더 비싼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최고의 기업은 최적의 유통 경로를 개척한다. 필요하다면 필요한 부품을 스스로 만드는 수직 통합 방식을 활용하거나, 필요한 자재가 있는 곳에 공장을 짓는 방식을 활용하기도 한다.
공급 업체가 단일화되면 을이 갑이 되는 하극상이 벌어질 수 있으며, 제품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최고의 기업은 기업이 가진 규모의 힘을 보여주며 여러 기업으로부터 유리한 계약을 따낸다.
-제품 생산 비용
뛰어난 기업은 제품의 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를 위해서 기존의 제조 공정을 최대한 활용한다. 최고의 기업은 같은 제조 공정 안에서 최대한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으려 노력한다. 이는 새로운 제조 공정을 만드는 것보다 큰 이점이 있다. 기존의 제조 노하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공장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장비를 놓을 필요도 없다. 제품마다 새로운 제조 공정이 필요하면 최적화시키는데도 오래 걸리고 기존의 노하우를 버려야 하기에 여러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최고의 기업은 새로운 제조 공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이를 회피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 보면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되지만 성공하게 되면 다른 모든 기업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혁신을 주도하게 된다. 기업의 사례 중에서는 테슬라의 기가캐스팅이 있다. ㅁ모양을 만들기 위해서 ㅡ 4개와 각 모서리 결합시킬 나사와 못이 필요한 것보다는 ㅁ을 한 번에 본뜨는 게 낫듯 테슬라의 기가캐스팅은 차체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결합 과정을 없애고 한 번에 차체를 조물 하는 혁신적인 과정이다. 테슬라가 시도한 기가 캐스팅은 결합과정을 최소화하여 차체 안전성과 인건비 절감 효과를 거두었고 여러 레거시 업체가 이를 벤치마킹하였다.
뛰어난 재무 관리는 기업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을 뿐만 아니라 최고의 자리에서 추락하지 않도록 한다. 기업은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생산 공정과 직원들의 횡령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힘들어진다. 비효율적인 공정과 비도덕적 행태들은 조금씩 기업의 가치를 갉아먹다가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기업을 무너뜨린다. 국내 최초로 치과용 임플란트를 제작한 기업인 오스템 임플란트도 승승장구하다가 직원의 2천억 횡령에 의해서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철저한 재무 관리는 '선택'이 아니며 '필수'며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4. 인적 요소
기업이라는 것은 사람에 의해서 돌아가기 때문에 기업의 인적 요소는 좋은 기업의 구성 요소 중 핵심이다. 좋은 기업의 구성원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열정적인 CEO와 일에 미친 부하 직원들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을 꼽으라면 당연 CEO다. 기업의 우두머리로서 경영을 총괄하는 사람이다. 윗 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듯 CEO가 열정적이지 못하고 기업을 단순 부를 축적하기 위한 도구로 바라본다면 부하 직원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이사회에서 경영인의 부조리를 눈감아주고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하다면 그런 기업들은 뒤를 쳐다볼 필요도 없다. 매도 버튼을 누르면 된다. 경영인은 검소할수록 좋다. 난 경영인이 호화스러운 저택과 사치를 부린다면 그 기업에 대해서 관심조차도 가지지 않는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경영인은 자신의 기업의 발전에만 신경 쓰느라 자신의 생활에 사치가 끼어들 틈조차도 없는 사람이다.
경영인은 열정적이어야 한다. 기업에 미쳐있어야 한다. 기업 = 경영인이 떠오를 정도로 그 기업에 경영인의 철학과 삶이 녹아 있는 기업일수록 좋은 기업이다. 물론 경영인이 기업 하나를 좌지우지한다면 오너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할 수 있지만, 겉으로만 경영인 행세를 하며 자신의 책임을 철저하게 회피하는 오너가 더 리스크가 크다.
CEO가 열정적이어야 하는 분야는 크게 2가지 정도이다.
1. 사업 분야에 대한 열정 - 전문가
우리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여야 미치지 않는가? 싫어하는 일에 미칠 수는 있지만 그 열정이 오래갈 수는 없다. 최고의 기업은 CEO가 자신의 분야에 미쳐있다. IT 기업이라면 옛날부터 밤을 새 가며 프로그래밍했으며 그 결과 괄목할 성과를 가지고 있는 미친 천재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대표라면 적어도 자기 분야의 최고 전문가는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직원들이 무엇을 설명하는지 이해도 못하고,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고, 어떤 방향으로 기업이 나아가야 하는지 모르는 경영인은 회사에 짐이 될 뿐이다.
경영인은 코치가 아니다. 자기보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육성시키는 교육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기업 안에서 직원들은 자신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사람이 내리는 결정에 복종하기 싫어한다. 경영인이 자신보다 뛰어나고 멋진 성과를 이룬 사람이어야 그의 밑에서 열정적으로 일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분야에 미친 천재일 뿐 아니라 회사의 발전에 미쳐있어야 한다. 최고의 CEO에게 있어서 '기업'은 혼자였다면 이룰 수 없었을 야망을 이룰 수 있게 하는 공간으로서, 본인과 비전을 공유하는 천재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공간이다. 직원에게 돈벌이 수단으로만 간주되는 기업은 혁신이 없다. CEO와 같은 비전을 공유하며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인재들이 똘똘 뭉쳐있다면 그 기업이 내는 성과는 안 봐도 엄청나지 않겠는가?
2. 인재 영입에 진심
최고의 기업은 뛰어난 한 사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최고의 테크 기업은 내로라하는 인재들로 가득하다. CEO는 인재 영입을 위해서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엔비디아나 테슬라처럼 인재들이 스스로 가고 싶어 하는 기업이겠지만 그런 기업들 역시도 CEO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아무리 천재라고 한들 기업의 색깔에 맞지 않는다면 제외되어야 하기에 CEO는 인사에 참여하여 기업에 녹아들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혹은 다른 기업에 있는 훌륭한 인재들에게 CEO가 러브콜을 하여 자신의 기업에 영입시킬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훌륭한 작업 환경 - 정말 수평적인 기업
난 개인적으로 직원 복지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는다. 타 기업 대비 괜찮은 연봉과 복지 수준이면 된다고 생각한다(단순히 돈으로 지급하기보다는 스톡옵션일수록 좋음). 하지만 이를 넘어선 인센티브로서 복지는 회사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겠다고 탁구대를 20개 설치하거나, 보여주기 식으로 사내 영화관, 무한 제공 미용실 등.. 정말 필요한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 그러한 복지가 회사의 분위기를 개선하는데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실질적 일지는 미지수이다. 차라리 그런 복지를 늘리기보다 CEO, 고위 임원들과 말단 직원과의 급여 차이가 비약적이지 않고, 공정하게 성과에 의해서 지급되도록 하는 편이 더 근로 의욕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작업 환경은 되지도 않는 복지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가로 판단할게 아니라 정말 '일을 할 환경'을 갖추었는가로 판단해야 된다. 기업의 부속품으로서 많은 연봉을 받으며 언제든지 갈아 끼워지는 사람이 아니라, 기업의 일원으로서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자신이 성과를 냈다면 그 공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수직적인 체계로 상사가 내리는 지시에만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상하 관계없이 목표 달성에 도움 되는 의견이라면 자연스레 목소리 낼 수 있어야 한다.
좋은 기업은 최고의 CEO와 최고의 인재들이 그들이 공유한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머리를 맞대며 매일 전쟁을 치르는 곳이다. 좋은 기업에서의 '일'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지, 해야 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좋은 기업은 1. 경쟁 우위 2. 마케팅 3. 재무적 요소 4. 인적 요소 네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즉시 매도해야 한다. 다음 투자 일기에서는 네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기업을 어느 시기에 투자해야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얘기해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