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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씻기

by 뚜기

쇠 손잡이에 먼지가 묻어 있었다.

S 군과 함께 그것을 들어 올렸다.

뚜껑을 닫아야 했기 때문이다.

딱 맞춰서, 안전하게 닫았다.


나는 부엌으로 향했다.

그때 S 군이 나를 불렀다.


“뚜기님, 손은 화장실에서 세정제로 씻어야죠.

부엌엔 왜 가신 거예요?”


“주방에서 씻으려고 했지.”


되돌아와 화장실로 갔다.

조금 펌핑해서, 대충 씻었다.


그 순간, 바로 '잽'이 날아왔다.

훅,

“아니, 지금까지 손 세정제도 대충, 씻는 것도 대충 그러셨어요?”


“아깝기도 하고, 익숙하지 않아서…”


“뚜기님, 아끼지 마시고 두세 번 펌핑해서 거품을 충분히 내세요.

‘대충대충’은 사전에 없어요.

깨끗하게 씻고, 뽀송뽀송하게 마무리해야죠.”


음…

잔소리인지, 나의 불성실한 불청 결함인지.

여느 때와는 다르게 그 말이 마음에 들어왔다.


어제 배탈이 나 고생했기에.

그 여파로 아직도 몸이 힘들었다.


S 군이 사다 준 약 덕분에 조금 나아졌지만,

나이 듦이란 게, 예전 같지 않다는 게

서글프게 느껴졌다.


고맙기도 하고,

‘이 쫘식’이… 싶기도 하고.

'잽'을 맞고 나니, 기분은 심드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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