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도 30의 인사

by 이수




대체로 문을 당겨야 하는 세상에서 가끔 문고리 주변 어딘가 '미세요' 글씨를 마주하면 반갑다. 그리고 그게 한글로 또박또박 써져 있으면 더욱 그렇다. 알려주고 싶다. 저 글씨가 왠지 마음에 든다고. 어렸을 적 엄마아빠의 모습덕이었나, 움직임을 감지하면 불이 켜지는 현관등처럼 나는 문을 열고 어디에 들어가기만 하면 깜-빡하고 인사가 켜지는 사람이 되었다. 생각보다 그걸 좋게 봐주는 사람이 꽤 많아 기쁘다. 닿는지도 모르는 인사를 왜 하는지 생각해 보면 받는 사람의 노고나 기분을 살피는 것보다는 안 하면 내가 예의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 불편한 이유가 큰 것 같다.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렇다. 그리고 내가 인사를 챙겨했다는 사실이 스스로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내가 바라는 내 모습 중 하나이니 나름대로 날 사랑하는 한 가지 방식인 것이다. 그저 기분이 좋아 신나는 날엔 크게, 부끄러운 어느 날엔 작게 입밖에 낸다. 그 인사가 내게 돌아오면 더 좋은 것뿐이다. 쨍하진 않지만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나에겐 50퍼센트도 선명하다. 30퍼센트 정도가 적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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