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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지시 세상을 볼 줄 알았다면
장돌뱅이 짓은 하지 말자고
폼 잡던 시절
낯선 대구
하루를 왕처럼 대접받고 난 후
내 집에서 주무시더.
친구 말에 무작정 허락하고 들어갔더니 안방에서 자란다.
부부와 자식이 골방에 내몰린 채
손님 대접한다는 이건 아니다 싶어 손사래 치고
골방에서 취기 달랜다.
차라리 모텔이었다면 편했겠지만 알고 싶었다.
명료 明瞭해져 오는 머리와 부풀어 오른 오줌보가
부엌에서 토닥토닥거리는 소리에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전전긍긍 戰戰兢兢하며 생각에 잠긴다.
사람을 좋아해서
동성로에서 말아먹고
서문시장 5 지구 2층에서 부인과 중도매 옷장사로 맺은 인연
지겹지도 않은지
연신 돈 안 되는 사람들 득실거리고.
반지하 조그만 공간에서 끓인 무 쇠고기 국물 맛이
한 걸음에 찾아가는 사이가 되었다.
딸 결혼식 때
서문시장에서 봤던 얼굴이 아닌
쇠고기 국물 맛 내는 미모의 부인이 로비에서 미소 지었다.
넌지시
세상을 볼 줄 알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