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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칠기삼

by 차주도

운칠기삼 運七技三


탁구대회에서 이기는 경기보다
무수히 지는 게임을 애써 견디다 보니
2006년도 잠실체육관에서
개인단식 1부 우승한 기억이
아직도 가슴을 저민다.
운칠기삼.

삶의 흔적을 차곡차곡 정리한 습작들을 환갑 때 "하루"라는 시집으로 세상에 나왔지만
치열하게 전부를 던지는 탁구처럼 되지 않으려 공모전을 외면하다가
뒤늦게 화가의 길로 정진하는 사촌형님의 입선작을 보면서
한 번쯤은 정면도전을 하기로 했다.

제13회 광진문학 신인상에
자식처럼 아낀 3편(부목. 정맥과 동맥, 유영국의 산)을 이메일로 발송하고는
건방지게 대상을 먹을 거라고
아내에게 큰소리쳤는데
말이 씨가 되었다
운칠기삼.

변하지 않는 뜨거운 가슴은 아직도
탁구가 인생의 마지막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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