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by 얕은

곧 3월이다.

해가 바뀐 지 두 달이 다 되어가지만, 왠지 시작은 항상 3월부터인 거 같다.

학교를 졸업하고 쭉 아이들을 가르쳐서인지 1,2월은 방학이라 변동도 많고, 정신없이 지나게 되고..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학년이 바뀌는 3월이 나도 새로운 해의 시작인 것만 같다.

2달 떼어내고 시작하는 3월. 살짝씩 풀리는 날씨만큼이나 바삐 가볍게 움직여야지.


날씨가 풀리는 것 같으니 얼른 봄을 맞이하고 싶었던 거 같다. 가끔 꽃 좋아하시는 엄마 드리려고 꽃 한 단씩은 동네 꽃가게서 사는데 처음으로 인스타에서 본 사이트로 꽃 주문 해 봤다. 한파에 농가 돕기로 특가로 판다 해서 호기심 삼아 금어초 반 단을 사 봤다. 음 괜찮다. 바로 또 설맞이 랜덤 꽃다발로 거베라와 라넌큘러스를 샀다.

설연휴 동안 화사하게 보기. 엄마 꽃병에 꽂고 조금 나눠 내 껄로 챙겼다.






요즘 내 책상 위가 폭탄을 맞아 작은 상을 펴고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데 그 상 위에 놓고 보고 있다. 랜덤으로 받은 꽃이라 딱 취향은 아니나 화분 하나 안 키우는데 그래도 내 방에 봄 내음 살짝 들고 온 거 같다.


작은 스케치북 펴고 수채화로 그리기.

세필이라 물 그득 담는 붓은 아니지만, 그래도 물 잘 품는 콜린스키 붓에 정말 쨍한 오페라색을 묻히면 기분이 좋다.

내가 수채화 그릴 때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하얀 도화지에 첫 붓터치를 댈 때 이다. 예전부터 그 느낌이 좋았다. 살짝 설레이는 그 느낌.

꽃병 속 꽃이지만 그렇게 꽃과 함께 봄이, 새로운 시작이 다가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