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알려주면 이미 그 연구 디자인은 새롭지 않은 것이다.
보통 인문계열 응용사회과학 전공에서 석사과정에 입학 후 지도교수를 선정하면 해당 교수님의 예하 강사 및 상주 연구생, 그리고 여러 지도원생들이 2주에 한번 정도 자체 세미나라는 프로그램을 많이 실시한다. 현재 본인이 다니는 대학원의 지도교수님 랩실에 이러한 시스템이 없다면 정말 스스로 논문 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자체 세미나는 크게 세 가지 목적으로 구분하여 운영한다.
첫째, 지도교수님의 학부 강의 과목에 쓰이는 교재를 로테이션으로 챕터별 요약하고 강의형태로 발표: 추후 수정 보완하여 교수님의 수업자료로 활용가능
둘째, 관련 전공분야 선행 연구 비평하기: 논문 작성 방법을 학습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임
셋째, 국내외 컨퍼런스 발표 공동 작업 진행 상황 주기적 검토
보통 상주생이 세미나 스케줄을 주도하고 지도원생 모두가 참여한다. 나의 경우 석사 1학기에 2학기 중에 지도교수님의 강의교재 2권을 수업자료형식으로 ppt로 제작 후, 여러 지도원생들 앞에서 내가 강의 형식으로 발표하는 세미나를 주로 했다. 이때 장점은 분명히 자연스럽게 스스로 전공영역의 전문 지식을 빠르게 독학하는 요령을 터득할 수 있다. 그런데 선배들의 피드백 방향성이 좋지 못하면 완전히 쓸모없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때 가장 유익한 선배는 내가 발표하는 내용의 오류를 잡아주고 더욱 최신자료를 업데이트해 주는 선배이다. 반면에 비효율적인 선배의 행동은 나의 발표 자세, 태도, 목소리 등에만 조언해 주는 선배이다. 정말 이런 선배들이 있다. 무언가 계속 약점만을 들춰내는 선배들… 아직 완벽하지 않은 전문 지식을 가지고 강의형 세미나를 했음에도 내용에 대한 피드백이 없다. 교재를 요약하고 발표하는 것이니 내용의 오류가 있을 수 없다 하여도 해당 내용 발표시발표시 단순 요약이 아닌 어느 내용이 핵심인지, 또 교재에는 없더라도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각적인 학술적 피드백이 필요한 과정생들인데 이런 부분을 채워주지 않는 세미나는 전혀 효과적이지 못하다. 만약 지도원생 랩실 세미나에서 선배들이 후배인 본인에게 단 한 번도 내용적 피드백(ppt 의 구성이나 발표 아이디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전공이론 내용을 의미**)을 해주지 않는다면 그 세미나는 정말 쓸모없는 세미나이다.
나는 이런 경우가 있었다. 본래 하이톤에 허스키한 목소리다 어릴 때부터 그렇다. 근데 선배 둘이 목소리 톤이 불편하다고만 하지 발표 내용에 대해 지도를 하나도 안 해준다. 이제 막 대학원 전공 랩실에 들어온 지 2개월 밖에 안된 나에게 발표 내용의 첨삭지도는 전혀 없고, 목소리가 쇳소리라 듣기 거북하단다. 타고난 목소리를 어떻게 바꾸라는 것인지... 그렇게 2~3주 자체 세미나에 참여하는데... 정말 짜증이 났다. 최소 그들은 나보다 대학원 생활 3년이나 선배인데 내용 피드백은 하나도 없다. 지도 교수님께서는 다소 이상한 논리로 세미나를 지도한다. 세미나 참가자들 간의 상호 비평도 학습이니 전혀 간섭하지 않겠다 하신다. 내 공부 욕구에 비해서는 정말 채워지는게 없었다. 그래도 지도교수님은 명망이 있으셨던 분이어서 해외 논문보는 데에는 개인적인 도움을 많이 주셨다. 결국 자체 세미나에서 선배들과의 소통은 나에게 유익한 시간이 아닐 수 있다는 판단이 서자 이제 그냥 내용이나 전공 내 전문 이론은 그냥 독학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보니 정말 힘들었다. 전공 영역의 기본 이론은 완벽하게 이해해야 하고 이 이론을 전용해 어떤 연구방법으로 새로운 연구를 디자인할 것인가는 당시 내 수준에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전공이 다르더라도 내가 공부해보고 싶은 연구 설계나 방법에 대해 지식을 가진 타 전공의 선배들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리고 그 선배들이 알려주거나 추천해 주는 선행 연구의 연구방법을 학습했다. 서서히 다양한 연구에 대해 연구방법을 중심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생기고 있음을 느꼈다. 이제서야 생각해보면 그 선배들도 자신의 관심 전문 영역 이외에는 크게 공부하고 싶지 않았던 마음으로 생각된다.
랩실에 소속되어 대학원에서 상주 연구생으로 지낼 때 배우는 모든 내용은 사실상 독학이다. 과정 중에는 정해진 강의에 출석하고 과제하는 데에도 바쁘다. 결국 자신의 연구는 관련 연구들을 얼마나 스스로 공부하여 터득하는 가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상주 연구생 중 선배들이 직접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결국 연구 절차나 과정에 대한 조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연구에 대한 이해는 나 본인이 가장 잘 알아야 한다. 이론과 방법을 적용하는 지향점과 방향성에 따라 인문계열의 응요사회과학 연구는 그 범위가 매우 넓고 자유도와 확장성이 넓기 때문에 정말 미친 듯이 책을 읽고, 좋은 연구 논문을 탐독하여 자신의 지식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내가 사용한 주요 방법
1) 해당 전공에서 주로 사용하는 연구방법 5개 이상 확인하고 해당 방법을 사용하여 완성된 선행 연구 중 가장 잘 쓰여졌다고 생각되는 국내 박사논문 10편 선정하여 완전히 학습하기
2) 해당 전공에서 가장 자주 연구되는 키워드 10개 이상 확인하여 각 키워드를 중심므로 쓰여고 발행된 해외 연구와 국내 연구의 최근 5년 리스트 제작하기
3) 관련 전공 분야 해외 교재 3권 이상 탐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