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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태양계를 탐사할 목적으로 쏘아진 보이저호는 애진작에 그 본래의 목표를 한참이나 초과달성하고, 지금도 저 먼 우주 속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올 2025년은 그런 두 보이저호의 셧다운이 예고된 해이다.
정확히는 대략 2025년에서 2036년 사이쯤으로 예상되지만 뭐 아무튼, 그 문턱에 들어선 해니까.
그때가 되면, 혹여나 누군가를 만날까, 정성스레 싸들고 간 골든 레코드는 한 번도 내밀어보지 못한 채, 내가 살아온 시간보다 더 먼 시간을 홀로 떠내려가기만 하다 조용히 눈을 감게 될 것이다. 그 아무도 없는 저기 머나먼 곳에서.
그래도 알려진 것과는 달리, 보이저호는 다행히도 아주 아무것도 없는 곳까지 떠내려가지는 않는다고 한다.
보이저호의 속력은 우리 은하의 탈출속력보다 한참 아래기에, 우리 은하 저 어딘가에 궤도를 그리며 공전할 것이라고.
가끔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어디로, 누구에게로 향하고 있는가. 가슴속엔 그 누군가에게 건네기 위한 환대들로 가득한 골든 레코드를 품고서.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참 아득하기도, 막막하기도 하지만, 나도 언젠간 궤도에 닿겠지. 저 보이저들이 그러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