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어 있는 도시,
짙은 어둠 속 새벽 공기를 가르며
그의 하루는 시작된다.
덜컹이는 도로,
격렬히 요동치는 트럭에 매달린 그의 모습에,
보는 이마저 위태롭다.
어둑한 가로등 아래,
거리는 무심히 던져진 봉투들이 나뒹굴고,
그의 손길은 바빠진다.
묵직한 봉투를 힘겹게 들어 올리고,
서둘러 트럭에 다시 매달리고,
다시 봉투를 들어 올리고 매달리기를 수백 번,
어느새 그는,
새벽 추위가 무색하게 온통 땀으로 젖는다.
밤새 사람들이 토해낸 오물들은,
그의 손을 거치며 깨끗이 사라지고,
거리는 말쑥이 옷을 갈아입는다.
그렇게 도시는,
상쾌한 모습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사람들은 아무 일 없었던 듯 아침을 맞는다.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 속
더 이상 그의 모습은 보이지 없고,
고양이 한 마리가 그 빈자리를 맴돈다.
나는 오늘도,
당신의 고된 하루를 뒤로하고,
그렇게 평범한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