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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한때,
푸른 바다를 가르며
빛나는 물결 속을 헤엄쳤다.
작지만 자유로웠고,
소박하지만 꿈도 있었다.
그러나 세상은,
너른 바다를 마음껏 유영하는
너의 자유로움을 허락하지 않았다.
너의 생은 너무 짧았고,
인생의 매운맛을 너무 빨리 알아버렸다.
소금에 절여지고
기름에 튀겨진 세월,
고추와 마늘에 버무려진 순간들.
그러나,
달콤한 양념마저도
너의 쓰린 인생을 감추지는 못했다.
너의 등은 너무 굽어버렸고,
살은 바삭하게 마른 채,
그 작은 몸뚱이로 모든 걸 버텨내야 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렇게 버무려진 너의 인생이,
누군가의 허기진 배를 채우고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 매운맛도 의미가 된다는 것을.
오늘도 너는,
한 줌의 매콤달달한 멸치조림으로 남아
나의 인생을 달래준다.
멸치조림, 나는 너를 찬미(讚味)한다.
*오늘 저녁, 너를 음미하며 차마 그냥 보내지 못하고 글로 남긴다. 안녕, 멸치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