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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니 시 곳간
깃대 ㅡ
꽃밭 한 가운데
큰 깃대를 세우고 싶다
그곳에 언제나
태극기가 걸려 있어
처음 오는 사람도
누구나 금방 찾을 수 있고
바람이라도 블면
태극기 힘차게 휘날리어
하늘까지는 아니라도
허공에 감동이 가득 퍼지는
높은 산처럼 우뚝하고
큰 탑처럼 반듯한 깃대를 갖고 싶다
사랑이 언제나 펄럭이는
아름다운 깃대 하나 마음에 세우고 싶다
* 40여 년을 외딴 단독에서 살았다.
작은 마당도 있었고, 꽃밭도 있었다.
부모님 모시고 흙냄새 맡으며 흙 밟으며 살았다.
태극기를 달 일이 있을 때마다 번듯한 깃대 없는 것이
한처럼 느껴져서 늘 허공에 힘껏 휘날리는
태극기를 동경했다.
울 안 꽃밭 한가운데 커다란 깃대를 세우고 싶었는데,
그 소원을 이뤄 지금은 늘 태극기가 휘날리는 집이 되었다.
이사를 한 지금은,
꽃밭 대신 마당 윗터에 세운 깃대가
우리집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어 우뚝 솟아있다.
바람에 힘차게 휘날리는 태극기를 보면 힘이 솟는다.
ㅡ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