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하려면 마음 편한 투자를 해야 한다.
'자산'을 사야지 '고생'을 사면 안 된다.
고생을 사서 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위험을 부담하는 것이다.
원금 손실만 나도 불안하고 전전긍긍하는 사람이 변동성이 큰 자산(선물, 옵션, 코인, 레버리지 상품 등)에 투자한다면, 하루종일 마음 졸이고 걱정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것이다.
가격 변동성이 자신의 위험수용능력을 넘어선다면, 자산을 사는 것이 아니라 고생을 사는 것이다.
왜 항상 내가 사면 꼭지야!
투자자들 중에 '항상 내가 사면 꼭지'이고 '내가 사면 그때부터 가격이 하락한다'라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있다.
왜 그럴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고,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원인이 있다.
어떤 자산이 큰 조정 없이 오르고 또 오르고, 모두들 그 자산 얘기만 하고, 기다리는 가격 조정은 오지 않고, 막상 기다리던 가격 조정이 오니 하락할까 봐 겁나서 못 사고, 안 샀더니 다시 오르기 시작하고...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본 상황이다.
이런 흐름에서 위험수용성향이 큰 사람(공격적 성향)은 비교적 일찍 진입한다. 손익을 떠나 진입 시점이 빠르다. 손절을 각오하고 망설임 없이 진입한다.
반면 위험수용성향이 작은 사람(보수적 성향)은 섣불리 진입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재며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가격이 자꾸만 올라 더 이상 참지 못하는 시점이 오면 매수한다.
그리고, 이때가 대부분 가격 고점이거나 고점 근처이다. 가격이 잠깐 오르다가 꺾이거나, 사자마자 줄곧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한다.
도대체 왜일까?
투자분석 측면을 제외하고 위험수용성향 면에서만 본다면, 자산 가격이 오를 때 매수 순서는 위험수용성향의 크기와 거의 일치한다. 위험수용성향이 가장 큰 사람들부터 순차적으로 진입하여 가장 작은 사람(가장 늦게 까지 망설인 사람)이 제일 마지막에 진입한다.
이들은 항상 꼭지를 잡는다. 또는 이들이 진입하면 그때 꼭지가 형성된다.
그 이유는 이들이 '제일 마지막'에 진입하기에 자산을 살 사람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들어갈 사람은 이미 다 들어갔으니, 매수세가 끊기고(또는 줄어들고) 일찍 진입한 이들의 이익실현 매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당연히 매수세 보다 매도세가 강해지고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가장 보수적인 사람이 진입한 바로 그때가 꼭지일 수밖에 없다.
이때부터 마음고생이 시작된다. 자산을 산 것이 아니라 고생을 산 것이다.
또, 위험수용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으니 이런 현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내가 사면 항상 꼭지이거나 꼭지 근처인 이유는
내가 제일 마지막에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고,
이는 나의 위험수용능력이 작고 위험회피성향이 크기 때문(지나치게 보수적)이다.
(물론 이런 예는 투자분석을 배제한 경우이다. 투자분석을 했다면 일찍 진입하거나 고점 근처에서 아예 진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투자를 아예 안 한다면 모를까 재테크를 위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면
위험수용성향과 위험수용능력을 키워 일찍 진입하는 부류에 들어가야 한다.
그렇다면 위험수용성향이 큰 것이 좋고,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가 항상 승자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과도한 위험부담으로 오히려 패자가 더 많다.
위험수용성향이 너무 크면 위험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고 모험적인 투자를 하게 된다.
성급한 진입이 많고, 욕심이 앞서 작은 수익에도 큰 위험을 부담하고 뛰어드는 무분별한 투자를 하기 쉽다.
열심히 쌓아온 성과를 한 번의 잘못된 투자로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도 잦다.
반면 보수적인 투자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다 보니 수익 기회를 놓치고 꼭지를 잡는 실패를 자초하지만, 위험을 피해 가는 장점도 있다.
위험수용'능력'을 키워야 한다.
결국 위험수용성향이 큰 것이 좋은 것인지 작은 것이 좋은 것인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위험,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위험을 부담하는 것이 정답이다.
여기서 말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위험,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이란
심리적인 면(성향)에 더해 자산에 내재된 위험을 인지, 분석,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위험수용성향에 따른 보수적 성향과 공격적 성향의 분류는 심리적인 면을 강조한 것이다.
공격적인 사람이라도 자산에 내재된 위험을 제대로 판단할 능력이 없다면 위험수용성향은 크지만 위험수용능력은 작은 것이다.
또한 자신이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최대손실 허용한도) 까지가 자신의 위험수용능력이다.
이 범위를 벗어나는 모험적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
보수적인 사람은 자신의 수익률 목표 달성에 필요한 위험을 받아들이고 감당할 만큼 위험수용능력을 키워야 한다.
위험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줄이면서 위험 판단 능력과 경제적 감당 능력을 함께 키워가야 한다.
반면 공격적인 사람은 불필요한 위험을 부담하지 않도록 절제하면서, 위험 판단 능력과 경제적 부담 능력에 대해 항상 점검해야 한다.
작은 위험수용능력에도 공격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면 그 결과가 나쁠 수밖에 없다.
위험수용성향이 과도한 사람은 합리적인 판단의 근거가 있는지(위험, 수익 분석),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늘 생각해야 한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을 넘어서면 견뎌야 할 때 견디지 못하거나, 불면의 밤, 후회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수익의 기회는 위험 속에 있고, 위험은 재테크의 동반자이다.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수익이 따라온다.
위험수용성향이 작은 사람은 항상 너무 늦게 들어가서 고생을 사고,
위험수용성향이 큰 사람은 너무 섣불리 들어가서 고생을 산다.
자산을 사야지 고생을 사지는 마시라.